"목돈 있어도 월세 산다"…8평 빌라 月 450만원, 어디길래?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 조사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 3018건 '역대 최다'
"고금리·전세사기 우려…월세 찾는다"
서울 강남 빌라 밀집지역. 사진=한경DB
지난해 서울에서 소형빌라(전용 60㎡ 이하)에서 월세 100만원이 넘는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고공행진으로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졌고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에 월세 선호 현상이 심화, 고액 월세도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15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소형빌라 월세 거래 4만3917건 가운데 월세 100만원이 넘는 거래는 3018건이었다.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많다.월세 100만원이 넘는 서울 소형빌라 거래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1000건 이하로 유지되다 2020년 1027건, 2021년 1693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3000여건을 기록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월세 100만원이 넘는 소형빌라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강남구로 지난해 791건 거래됐다. 이어 △송파구 458건 △서초구 390건 △마포구 166건 △광진구 156건 △중랑구 135건 △강동구 97건 △용산구 92건 △동작구 88건 △강서구 87건 등 순이다.
2011~2022년 서울 소형빌라 월세 100만원 이상 거래량. 사진=경제만랩
월세가 가장 높은 소형빌라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우리엘' 전용 27㎡로 지난해 4월6일 보증금 800만원, 월세 450만원에 월세 계약이 이뤄졌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범신칼릭스빌 3차' 전용 45㎡도 작년 2월4일 보증금 390만원, 월세 390만원에 계약됐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동 아크리움 2차' 전용 52㎡도 같은 해 12월3일 보증금 4000만원, 월세 350만원에 세입자를 받았다.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높아져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전세 사기로 인해 목돈이 있어도 월세에 거주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고액 월세 소형빌라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