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기선 차관 "국내 경제 펀더멘털 이상 無..한국 투자 매력도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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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서 글로벌 IB-신평사와 면담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사진)은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올 하반기한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들이 일부 해결되면서 한국 시장을 보는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 차관은 14일 롯데 뉴욕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글로벌 실물 경제의 위험으로 상반기까지는 국내 상황이 어렵겠지만 3분기부터 좋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부터 양일간 국제 신용평가사와 주요 투자은행(IB)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현지에서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화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을 진단하고 국내 경제 상황을 공유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이 행사에는 무디스, 스탠다드앤푸어스(S&P)를 비롯해 블랙록, 블랙스톤, 모건스탠리, 씨티, JP모간, 바클레이즈, UBS 등이 참석했다. 방 차관은 상반기까지는 국제 실물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우리 경제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유럽 경제가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고, 중국의 리오프닝은 3분기 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연간 1.6%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GDP(국내 총생산) 성장률은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물가 상승률도 하반기쯤에는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5%대, 2분기 4%대 상승률에 이어 3분기에 3%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기관들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는데 동의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방 차관은 "강달러 영향으로 크게 절하됐던 원화가 금년 초 빠르게 절상되며 글로벌 외환시장의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충분한 외환보유액, 순대외자산 증가세, 높은 신용등급 등을 고려할 때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견조하다"고 말했다.
해외 기관들은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 확충 방안에 대해 집중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 차관은 "반도체 산업에 대해 세제 지원을 확대하고 방산 원전 스마트 조선 등 새 성장 동력을 발굴할 계획"이라며 "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이 경쟁력이 있는 분야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또 "2019년 일본수출 규제를 계기로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고 해외 생산기반을 다변해왔다"며 "경제 안보 핵심 품목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 가동, 공급망 기본법 제정 추진 등 공급망 완화를 위한 정책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 시장에서 대한 투자 매력도도 앞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내년 하반기부터 한국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런던 금융시장 마감에 맞춘 새벽 2시까지 연장하기로 했고, 외국 기관의 국내 외환 시장 참여도 허용키로 했다"며 "시장의 안전성이 커지고 변동성이 줄어 시장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원화는 역외 외환시장에서는 거래할 수 없게 하는 등 폐쇄적 정책을 펼쳐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방 차관은 "원화의 역외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사하게 한국 시장을 여는 것"이라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연금 개혁과 인구 구조 변화 등의 과제를 해결한다면 국내 투자 매력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게 해외 기관들의 평가였다는 설명이다.
뉴욕=정소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