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 '4·3 진실 부정' 태영호 제명 요구

오영훈 제주지사는 15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김일성 지시로 4·3이 촉발됐다'고 주장한 태영호 국회의원의 제명을 국민의힘에 요구했다.
오 지사는 회견에서 "제주도민은 제주4·3이 공산 폭동이었다는 색깔론에 70여 년을 피눈물로 살았다"며 "통곡의 세월을 이겨내고 화해와 상생을 기치로 과거사 해결의 모범사례로 거듭나고 있는 4·3을 흔들고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철 지난 색깔론이 또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지난 12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북한 김일성의 지시로 4·3이 촉발됐다'고 주장한뒤 국민의힘 제주·경남 연설회, 개인 SNS를 통해 연일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4·3은 1947년 3월 1일 삼일절 기념대회에서의 경찰 발포 사건과 이어진 경찰의 과도한 검거작전 등이 도화선이 됐다.

또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이 주도한 무장봉기는 남로당 중앙당 지시 없이 남로당 제주도당이 단독으로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진상조사보고서를 토대로 4·3은 제주도의 특수한 여건과 3·1절 발포사건 이후 비롯된 경찰·서북청년단과 제주도민과의 갈등, 그로 인해 빚어진 긴장 상황을 남로당 제주도당이 5·10 단독선거 반대 투쟁과 접목해 일으킨 사건으로 판단했다.

정부 차원의 제주4·3 진상규명은 23년 전인 2000년 4·3특별법이 제정된 이후부터 본격 착수됐다.

2003년에는 정부의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4·3 희생자와 유족 앞에 사과했다. 또 2014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제주4·3 추념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으며, 2021년 문재인 대통령 당시에는 4·3희생자에 대한 국가 보상 준비 작업이 이뤄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4·3 추념식에 당선인 신분으로 참석했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일반재판에 대한 직권재심 확대를 지시한 바 있다.

21대 국회는 국가 보상과 군사재판 직권재심을 내용으로 한 4·3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