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비둘기파 브레이너드 백악관행에 통화긴축 더 강해질 듯

연준 2인자…인플레 둔화 예상한 '가장 영향력 있는 비둘기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인사)로 분류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이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직을 맡기 위해 사임하면서 그 영향으로 연준 통화정책이 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내 2인자이자 영향력 있는 비둘기파였던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백악관행으로 연준에서 매파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을 NEC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2010∼2013년 재무부 차관보를 지내는 등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재무부에서 근무했으며, 1990∼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2014년부터 연준 이사를 맡았고 작년 부의장에 임명됐다.

그는 백악관행을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20일에 사직이 완료될 것이라고 연준은 밝혔다.

연준 내에서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19명 위원 중 가장 영향력 있는 비둘기파로 꼽혔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잠재적인 실업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작년 가을부터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누적 효과에 대해 우려하면서 물가가 잡힐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해왔다.

반면 연준의 매파들은 물가를 잡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선호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상품 가격이 하락하고 주거비는 더 느리게 오른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불편할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브레이너드의 백악관행과 그의 후임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물가 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연준 정책의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화정책 분석기관 LH마이어의 데릭 탕 이코노미스트는 WSJ에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사임으로 연준이 올봄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인상할 수 있게 돼 경기후퇴 위험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그는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계속 남아있었다면 위원회 내 다른 비둘기파들을 결속시키는 힘이 됐을 텐데 이제 누가 그 역할을 맡을 것인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후임 부의장 후보로는 리사 쿡 연준 이사와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캐런 다이넌 하버드대 교수, 재니스 애벌리 노스웨스턴대 교수, 넬리 량 현 재무부 국내금융 담당 차관보, 브라이언 색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 세스 카펜터 모건스탠리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등이 거론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브레이너드 부의장을 잇는 비둘기파를 후임으로 임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후임자가 이른 시간 안에 브레이너드처럼 영향력을 갖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의 스티븐 스탠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레이너드만큼 존경받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후임자가 그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