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하이브에 반격 임박…SM엔터 새 주인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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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카카오 '공개매수 전쟁'▶마켓인사이트 2월 15일 오후 5시12분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앞서 공개매수를 선언한 하이브에 ‘맞불’을 놓기 위해서다. SM엔터 주가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12만원을 돌파했다. 두 회사의 ‘공개매수 전쟁’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커지면서 하이브가 기존 조건으로 SM엔터 경영권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국내 대형 증권사 한 곳을 공개매수 주관사로 선정하고 조건을 막바지 협의 중이다. 공개매수 관련 법률과 재무 검토도 마쳤다. 이르면 이달 말 나올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결과를 지켜본 뒤 기각 결정이 나오면 곧바로 공고를 내는 방안이 유력하다.
SM엔터 공개매수가 12만원 돌파
카카오, 대항 매수 준비 완료
하이브, 경영권 확보 '적신호'
카카오는 지난 7일 SM엔터의 신주 및 전환사채(CB)를 2171억원에 인수해 지분 9.05%를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현 경영진을 지원하는 것으로 해석했다.이 전 총괄은 다음날인 8일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위법”이라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9일에는 보유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에 하이브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동시에 일반 주주 지분을 같은 가격에 최대 25%까지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발표했다.
카카오는 주당 매입 단가를 13만원 이상으로 높이는 대항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날 SM엔터 주가는 전일 대비 4.97% 상승한 12만2600원에 장을 마쳤다.
카카오엔터, 1조원대 자금 준비…대항 공개매수 초읽기 들어가
SM 경영진, 자사주 매입도 검토…하이브는 SM 주가 급등에 당혹
카카오가 하이브에 맞서 ‘공개매수 전쟁’을 불사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향방은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카카오는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키우기 위해선 SM엔터 인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으로 전해졌다.하이브는 초비상이다. 순식간에 SM엔터(종목명 에스엠) 주가가 하이브가 사주기로 한 가격인 12만원을 넘어서면서 인수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 카카오가 ‘맞불’ 공개매수를 결단하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경영권을 인수하려면 공개매수 가격을 더 올려야 한다.
○카카오 언제 ‘방아쇠’ 당길까
지난 10일 하이브는 SM엔터 경영권 인수의 우위를 점했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셔의 SM엔터 지분 14.8%를 인수하고, 최대 25%를 사들이는 공개매수를 발표해 전체 지분의 40%가량을 확보하는 계획을 내놓으면서다.하지만 발표 뒤 SM엔터 주가가 나흘 연속 오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15일 주가는 4.97% 오른 12만26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공개매수 종료일인 오는 3월 1일까지 이런 분위기면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로 끝난다.
SM엔터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뚫은 건 카카오의 움직임 때문이다. 시장에선 카카오가 공개매수 준비를 끝내고 ‘방아쇠’를 당길 시기를 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로부터 조달한 1조1000억원은 20일께 입금된다. PEF 운용사인 H&Q코리아로부터 약 1000억~2000억원의 추가 투자 유치도 마무리 단계다. 여기에 더해 금융권에서 인수금융을 차입해 공개매수 실탄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 단가는 주당 13만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소송 결과가 변수다. 가처분 심문 기일은 다음주 22일이다. 법조계에선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이 다음달 6일이어서 이르면 이달 말께 가처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로선 소송에서 이긴 뒤 공개매수에 나서는 게 최선이다. 가처분 판결 전에 공개매수에 나서면 경영권 분쟁 상황이 분명해지는 만큼 법원이 신주 인수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개매수 출혈 경쟁 우려
카카오는 현 경영진 및 얼라인파트너스와 ‘한배’를 타고 있다. 멀티 프로듀싱 도입을 골자로 한 기존 경영진의 ‘SM 3.0’ 계획에 힘을 실어 내부 구성원 설득에서도 우위에 서겠다는 방침이다.SM엔터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하이브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넘어서면 주주들은 공개매수에 응할 이유가 없어진다. 공개매수 종료일까지 시간이 남아 있지만 카카오 행보가 심상치 않아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적대적 M&A”로 규정한 SM엔터 경영진은 하이브 공개매수 저지를 위해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SM엔터(별도 기준)의 배당가능이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3월 주총 표대결 이전에 엔터테인먼트 두 공룡이 SM엔터 지분 확보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공개매수 전쟁이 벌어지면 SM엔터 일반 주주들에게는 호재이지만 양측 간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하이브와 카카오 주가는 이날 각각 2.38%, 2.15% 하락했다.
차준호/김채연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