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가장 큰 위협은 AI"…오픈AI 공동 설립자 머스크의 '경고'

"AI가 자동차·비행기보다 더 큰 위험…AI 안전성 규제해야"
2015년 오픈AI 공동 설립…2018년 이사회 떠나며 지분도 없어
"오픈AI 설립 이유는 구글이 AI 안전성 신경 안 썼기 때문"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의 공동 설립자인 일론 머스크가 최근 챗GPT 열풍에 대해 규제 받지 않는 AI 기술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1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에 온라인으로 등장해 챗GPT 개발을 언급한 뒤 "문명의 미래에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AI"라고 참석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AI가 긍정적이면서 동시에 부정적이며 유망하면서도 능력이 뛰어나지만 큰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머스크는는 "AI가 한동안 발전했지만 그동안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지는 못했다"면서 "챗GPT는 AI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챗GPT는 일반인들도 쉽게 대화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글을 쓰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오픈AI가 개발한 GPT-3이라는 대규모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AI 기반 챗봇이다. 챗GPT로 인해 AI가 대중들에게 확산됐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챗GPT의 순기능을 인정하면서도 머스크는 AI 챗봇의 한계와 위험성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자동차, 비행기, 의약품 등이 표준 안전 규제가 있는 반면 AI는 아직 개발을 규제하는 규칙이나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AI가 자동차, 비행기, 의약품 등보다 사회에 더 큰 위험"이라며 "AI 안전성을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규제로 인해 AI의 발전 속도가 늦춰질 수도 있겠지만 그게 더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전성에 대한 규제 없이 무분별하게 개발되는 AI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제기한 것이다.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 설립 당시 샘 올트먼 현 최고경영자(CEO) 등과 함께 10여명의 공동 창업자로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이후 2018년에 오픈AI 이사회를 떠났고 현재는 더이상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머스크는 "오픈AI는 처음에는 오픈소스 비영리 단체로 설립됐지만 이제는 영리를 추구하는 조직으로 변했다"며 "현재 오픈AI에 공개 지분이 없으며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오픈AI는 머스크가 회사를 떠난 뒤 영리 단체로 전환했다.오픈AI의 설립 초기를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머스크는 그동안 무분별한 AI 개발에 대해 경고해왔다. 그는 "AI가 핵탄두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다. 특히 그는 "오픈AI를 설립하기로 결정한 것은 구글이 AI 안전성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오픈AI와 손잡은 마이크로소프트와 AI 전통의 강자 구글의 경쟁에 규제가 가해지지 않으면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