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경순찰병력 증원·전략터널 건설…중국 견제 박차

경찰부대 9천400명 늘리고 군사 인프라 개선 추진
중국과 국경 갈등 중인 인도가 접경지대의 순찰병력을 증원하고 전략터널을 건설하는 등 중국 견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전날 내각안보위원회를 개최하고 인도티베트국경경찰(ITBP) 부대의 병력을 9천400명 증원하기로 결정했다.

증원된 병력은 7개 대대와 본부 인력 등으로 편성되며 이들은 새 국경 초소 47곳과 기지 수십 곳에 배정될 예정이다.

인도티베트국경경찰은 중국 국경지대의 경비와 순찰을 맡은 부대 중 한 곳으로 1962년 인도-중국 전쟁 이후 창설됐다. 병력은 약 9만 명이며 해발 5천∼6천m의 가혹한 환경 속에서 인도 군과 함께 임무를 수행한다.

현재 이 부대가 경비하는 초소 수는 약 176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누라그 타쿠르 공보방송부 장관은 "증원된 병력의 배치는 오는 2025∼2026년께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각안보위원회는 아울러 북부 국경 인근 4.1㎞ 길이의 '군사 터널' 건설도 승인했다.

해발 5천30m에 자리 잡게 될 이 터널은 중국 접경지대인 라다크 지역과 인근 히마찰프라데시주를 잇게 된다.

인도 정부는 168억 루피(약 2천600억 원)를 들여 2025년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터널이 완공되면 중국이나 파키스탄의 장거리포와 미사일 공격에 노출되지 않은 채 최전방으로 군 병력과 무기를 빠르게 이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다크 지역은 국경 인근 전략적 요충지로 2020년 인도군과 중국군이 잇따라 충돌한 판공호수, 갈완 계곡 등이 있는 곳이다.

특히 갈완 계곡에서는 양국 군이 몽둥이 등을 들고 충돌,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인도와 중국은 전쟁까지 치렀음에도 국경을 확정하지 못한 채 3천488㎞에 이르는 실질통제선(LAC)을 사이에 두고 맞선 상태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양국은 경쟁적으로 LAC 인근 군사 인프라를 개선하고 병력과 군사 장비도 추가 투입, 국경지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도 매체에 따르면 중국군은 국경지대 사단의 수를 늘렸고 장거리포, 로켓시스템, 전차, 대공방어망 등도 확충하거나 개선했다.

이에 인도도 다연장로켓포와 브라모스 미사일 등을 LAC 인근에 구축했고 최근에는 고산지대 정찰이 가능한 자국산 경전투 헬기 도입도 시작했다.

국경지대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사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주 인근 타왕 지역 국경에서 양국 군 수백 명이 충돌, 수십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