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2026년까지 2조3천억 투자…'K초순수'도 주목

초순수 시장규모가 갈수록 확대되는 가운데 SK그룹의 웨이퍼 제조 기업인 SK실트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북 구미에 있는 SK실트론 2공장에 초순수 ‘실증플랜트’ 시설이 지난해 11월 착공한 것은 물론 대규모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초순수 실증플랜트 착공과 더불어 오는 2026년까지 2조3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초순수는 반도체 사업의 필수원료이자 생명수로 불린다. 수 백개의 반도체 생산 단위공정 중에 나오는 부산물, 오염물 등을 세정할 때 쓰이는 필수 공업용수로 초미세회로(nano meter, 10-9m)로 구성된 반도체를 세척해야 하기 때문에 총유기탄소량(TOC)의 농도가 '10억분의 1(ppb)' 이하일 정도로 고순도를 유지해야 한다.

과거엔 쿠리타와 노무라 등 일본 기업으로부터 전량 수입에 의존했지만, 지난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정부와 민간 주도로 국산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같은 국산화 추진에 가장 주목을 받는 기업이 바로 SK실트론이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초순수 국산화 협의체(이하 협의체)'의 일원 중 하나다. SK실트론 외에도 환경부를 비롯해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물기술인증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과 에코셋, 네오텍, 클루, 세프라텍, 한성크린텍, 진성이엔씨, 태영건설, 해성엔지니어링, 디에치테크, 케에피아이엔디 등 국내 기업, 그리고 한국물포럼 등 NGO가 참여했다.앞서 지난해 11월 경북 구미에 있는 SK실트론 2공장에 초순수 '실증플랜트' 시설이 착공됐는데, 1차로 국내 업체가 설계·시공을 맡아 완성 단계에 있다. 3개월간의 시운전 등을 거쳐 늦어도 오는 2023년 4~5월경에는 마친다는 계획이다.

김학승 SK실트론 부사장은 "2차로 2025년 12월까지 국내업체가 국내산 장비로 모든 설계·시공을 맡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며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미시간주 SK실트론CSS 공장을 방문한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SK실트론 실증플랜트 내 공장부지 안에 있는 4층 건물엔 한성크린텍과 진성이엔씨가 입주해 있다. 이 가운데 한성크린텍은 수처리 종합솔루션 기업인 이엔코퍼레이션의 자회사로, 실증플랜트를 주도하고 있다. 앞서 SK실트론은 지난해 11월 한성크린텍과 800여억원 상당의 초순수 설계·시공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SK실트론은 초순수 실증플랜트 착공과 더불어 오는 2026년까지 2조3천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구미 국가3산업 단지 내 4만2,716㎡ 부지에 300㎜ 실리콘웨이퍼 제조설비를 증설한다. 이 과정에서 1천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등 초대형 프로젝트다.

환경부 관계자는 "SK실트론 실증플랜트 착공으로 향후 초순수 생산기술의 빠른 개발과 성능 확인이 가능할 수 있다"며 "해외기술과 국내기술을 직접 비교하고 실제 초순수를 공급해 관련 기술의 실적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SK실트론을 비롯해 참여 기업과 함께 오는 2025년까지 하루 2,400톤의 초순수를 생산하는 실증플랜트를 설치·운영해 관련 생산공정의 설계·운영 기술 100%, 시공 기술 및 핵심기자재 60% 국산화 목표를 이룬다는 방침이다.한편 설계·시공·운영 등 초순수 시장은 지난 2018년 기준 국내 시장 약 1조원, 세계시장 19조3,000억원 규모였지만, 오는 2024년에는 세계 초순수 시장은 23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승원기자 magun1221@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