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구겨진 글씨', 삼성문화재단 손길로 '부활'

이리저리 꺾이고 곤충 배설물이 묻어 있던 안중근 의사의 글씨 작품들이 삼성문화재단과 리움미술관의 손길로 새것처럼 살아났다. 작품은 오는 28일부터 4월 16일까지 리움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삼성문화재단과 안중근의사기념관은 15일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안중근 의사 문화유산의 보존·복원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삼성문화재단과 리움미술관이 안중근 의사 관련 문화유산을 보존처리하고 전시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게 골자다.지난해 3월부터 삼성문화재단은 리움미술관을 통해 안중근 의사 유물의 보존 처리를 지원해왔다. 안중근 의사의 가족사진첩과 옥중 유묵 '지사인인 살신성인(志士仁人 殺身成仁)'(보물), '천당지복 영원지락(天堂之福 永遠之樂)' 등 세 점이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의 손길을 거쳐 새것처럼 되살아났다. 가족사진첩은 연결부가 끊어지고 모서리 부분이 닳아 있는 상태였지만 원래 모습처럼 복원됐다. 유묵은 족자에서 해체해 세척하고 새로운 천에 붙이는 과정을 거쳤다. 앞으로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오동나무 상자 등도 새롭게 제작했다.
복원된 작품들은 오는 28일부터 4월 16일까지 리움미술관 다목적실에서 '초월 - 과거와 현재, 국경을 넘어 만나다'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다.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찍은 사진 등 관련 유물도 함께 10여점 선보인다.
유영렬 안중근의사기념관 관장은 “삼성문화재단과 안중근 의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공개하는데 협력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문형 삼성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1월 재단의 젊은 직원들과 영화 '영웅'을 관람했는데 리움미술관이 안중근 의사의 유물 보존 처리를 하고 있어서 영화 내용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며 “이번 협력으로 우리 젊은 세대들이 안중근 의사를 보다 잘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