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선수촌, 안전진단 통과…1.2만가구 초대형 단지로

서울 최대어 규제완화 수혜

조건부 판정 11개월 만에 확정
용적률 137%…5천여가구 늘 듯
추진위 "연내 구역지정 목표"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사진)가 재건축의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최대 1만2000가구 신축이 예상되는 이 단지는 서울 재건축 예정지 중 최대어로 손꼽힌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는 전날 송파구의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이 확정됐다. 작년 3월 1차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지 11개월 만이다. 이 단지는 재건축 연한을 채운 뒤에도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정부 규제 완화의 혜택을 받았다.총 5540가구 규모의 대단지에 용적률이 137%에 불과해 새로 지을 경우 최소 1만 가구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재건축 분양을 한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옆에 자리잡았고, 지하철 5·9호선 올림픽공원역을 끼고 있다. 단지 안으로 성내천과 감이천이 흐르며 길 건너편엔 올림픽공원이 있다. 초·중·고교도 아파트에 접해 있어 주거 여건이 좋은 단지로 평가된다. 주거 만족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외곽임에도 잠실역 주변 신축 단지와 비슷한 18억원(전용면적 84㎡)가량의 호가를 유지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기자들의 숙박 장소로 지은 이 아파트는 당신 최신 기술과 설계 디자인을 적용했다. 해외 설계공모를 통해 미국에서 활동하던 우규승 건축가가 설계를 맡았다. 중앙 상가를 중심으로 한 방사형 건물 배치, 복층 설계 등 파격적인 설계가 채택됐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지하 주차장까지 갖췄으나, 주차 공간이 가구당 1대로 현재 주민들의 보유 차량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생활 불편이 큰 탓에 주민들은 빠른 재건축 추진을 원하고 있다.

새로운 단지 설계에도 35년 전 단지의 원설계자인 우 건축가가 참여한다.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재건축 추진단은 아파트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리는 차별화된 설계안을 제시할 계획이다.유상근 재건축 추진단장은 “우 건축가와 함께 재건축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정비설계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라며 “올해 안에 구에 정비계획안을 제출해 정비구역 지정을 마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