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람 써라" 돈뜯은 한노총 간부 3명 구속

건설현장 공사 방해·공갈 등 혐의
경찰 "공범 10여명도 조사 중"

건설 현장에서 다양한 명목으로 돈을 갈취한 건설노조 간부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 공갈 등 혐의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모 건설노조 간부 A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 등은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노조원 채용을 요구하며 경기 용인시의 아파트·물류센터 건설 현장 등 두 곳을 관리하는 업체로부터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공사장 차량 진출입로 앞에 자신들의 차량을 세워 공사를 방해하는 한편 현장에 출입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신분증을 일일이 검사하며 위압감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불법행위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조원 고용을 압박했다.

업체는 어쩔 수 없이 A씨 등이 요구하는 조합원 10여 명을 고용했지만 A씨 등은 임금을 더 받으려는 목적으로 시간을 끄는 등 태업을 하기도 했다. 일을 그만두겠다는 조건으로 퇴거비를 요구하는 수법으로도 돈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국 건설 현장 불법행위 특별 단속’을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된 간부 이외에 추가로 범행에 가담한 노조원 10여 명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