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에 무기 팔았다"…美 록히드마틴·레이시온 제재

신규투자 막고 벌금 두 배 부과
양국, 정찰풍선 사태 '맞불' 대응
중국 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수출한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을 제재하기로 했다. 미국이 중국 정찰풍선과 연관된 중국 기업을 제재한 데 따른 맞불 조치로 분석된다.

중국 상무부는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을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에 올리기로 했다고 16일 발표했다.이에 따라 두 기업은 중국 신규 투자가 금지된다. 이들 기업 고위 관리직 인사는 중국 방문이 막힌다. 상무부는 이들에게 중국 일시 체류 또는 거주 허가 자격도 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미 허가한 것은 취소하기로 했다.

상무부는 이 명단 작성이 처음 시행된 2020년 9월 이후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이 대만에 판매한 무기 판매 계약액의 두 배를 벌금으로 부과한다고 밝혔다. 15일 안에 벌금을 내지 않으면 추가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이 중국 정찰풍선과 관련된 중국 기관 여섯 곳을 제재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지난 10일 중국 정찰풍선이 영공을 침입하자 미사일로 격추하고 관련 기업 다섯 곳과 연구소 한 곳을 수출 통제 명단에 올렸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15일 “반격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번 조치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류둥수 홍콩시립대 중국정치학 교수는 블룸버그에 “두 기업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경제적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설명했다. 마켓워치도 “미국은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를 대부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제재가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중국 정찰풍선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이어지면서 양국 외교수장 간 회담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중국 정찰풍선 격추 이후 베이징 방문을 취소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7~19일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만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