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에 좋대" 2030 몰렸다…요즘 뜨는 반찬 가게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고령층 위한 브랜드였는데
케어푸드에 2030세대 몰린 까닭
“환자식 구입하러 온 게 아닙니다. 다이어트용 치킨스테이크 샐러드와 아이 먹일 덮밥소스를 샀지요.”

두 딸을 키우고 있는 김시원(36) 씨는 매주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그리팅 스토어’에 방문한다. 본인의 체중 감량을 위한 도시락과 아이에게 먹일 음식을 한 번에 구입한다.그리팅은 현대그린푸드가 원래 고령층과 환자용으로 출시한 건강식 브랜드다. 최근엔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전 연령층에 확산하면서, 그리팅의 매장과 온라인몰에 2030세대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까지 즐기는 케어푸드

17일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그리팅에서 파는 제품을 선보이는 온라인몰 ‘그리팅몰’의 가입자 수는 20만명으로 2020년 말 대비 240%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5.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50대 14.9%, 60대 6.1%를 나타냈다.

현대그린푸드가 주목하는 건 30대 비중이 35.0%로 40대 고객 비중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20대 고객도 8.7%를 차지했다. 2030세대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42.3%에 달한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고령층이나 환자들을 겨냥한 브랜드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젊은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음식을 즐기며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다이어트족, 채식주의자, 영유아에게까지 인기”라고 설명했다.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맛있는 건강식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로 그리팅 브랜드를 론칭하고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케어푸드란 노인이나 환자 등 맞춤형 식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치료식, 연화식(씹기 편한 제품), 연하식(삼키기 편한 제품) 등을 포괄하는 식품을 의미한다.

그리팅은 론칭 초기에 연화식과 연하식을 중심으로 상품을 출시했다가 2020년 하반기부터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식단을 목적별로 세분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체중 감량을 위한 챌린지식단, 채식주의자를 위한 채식식단, 영유아를 위한 키즈식단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4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개점한 ‘그리팅스토어’ 매장에는 영양사 3명이 상주한다. 자체 영양분석 서비스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 식단을 추천해준다. 회사 측은 “추천한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아 재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현대백화점의 자체 반찬 매장보다 두 배가량 높다”며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만큼 연내에 임상 영양 전문가들과 함께 더욱 고도화한 건강 상담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별점 시스템으로 신뢰 높여

그리팅이 자체적으로 도입한 ‘세이프티 스코어’도 반응이 좋다. 세이프티 스코어는 가공식품의 영양소, 가공도, 첨가물 등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 시스템으로 현대백화점이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현대그린푸드 연구원들이 당, 지방, 나트륨 등이 적절하게 들어있는지 판단해 점수에 추가로 반영한다. 총점 100점 만점에 80점 이상인 상품에만 별점이 3개까지 부여된다. 유럽(뉴트리 스코어), 미국(가이딩스타)에서는 이미 가공식품에 별점을 부여해 소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체계가 잡혀 있다.

한경제/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