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국민 신뢰 극단적 훼손…징역 11년 이상 중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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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허가 장사…성남시민은 들러리"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 대표는) 지역행정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극단적으로 훼손한 ‘내로남불, 아시타비(我是他非)’의 전형을 보여 줬다”고 적었다. ‘아시타비’는 ‘나는 옳고 타인은 틀렸다’는 뜻의 신조어다.
17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검찰은 이처럼 범죄의 중대성을 강조하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검찰은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비리 및 성남FC 후원금 사건을 “지방자치 권력을 사유화한 ‘시정농단’”으로 규정했다. “징역 11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돼야 하는 중대범죄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검찰은 대장동‧위례 신도시 혐의를 설명하며 “지방자치권력과 민간개발업자들의 불법적인 유착을 통해 본래 지역주민과 자치단체에 돌아가야 할 천문학적 개발이익을 피의자(이 대표)의 측근과 민간업자 등 공범들이 나눠 가진 지역 토착 비리 범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특혜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공모지침 결정 등 성남시와 공사의 결정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용 상당부분을 민간업자들이 결정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피의자(이 대표)는 소위 ‘인허가 장사’를 통해 성남시에 대해 현안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로 하여금 금원을 공여하게 했다”고 했다. 이어 “범행으로 인해 축구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스포츠 분야는 심각한 타격을 입어 규모와 활동이 위축됐고, 비슷한 현안과 애로를 지녔던 다른 기업들은 불공정한 조치에 분노하며 경쟁력 훼손을 감내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남시의회와 성남시민들은) 본의 아니게 피의자(이 대표)의 치적 쌓기에 들러리까지 서게 된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검찰은 청구서에서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검찰은 “대장동, 위례 개발 비리 관련 범행의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측근 또는 공범인 정진상, 김용, 유동규 등과 김만배 등 민간업자들에 의한 증거인멸과 실체 진실 은폐 시도가 지속적으로 자행됐다”며 “본건 범행 관련 증거인멸은 단순히 우려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계속 실행되어 현실화된 문제”라고 강조했다.특히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성남시 공무원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며 ‘정권만 바뀌면 진술서 100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 부분을 강조했다. 검찰은 “피의자(이 대표)와 그 측근들이 정치권력자로서의 지위와 영향력을 이용해 사건관계인에게 압력을 행사함으로써 실체 진실을 은폐했고, 앞으로도 은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현”이라고 했다.
검찰은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구속된 정진상 전 실장 등에게 ‘맘 흔들리지 마세요’ ‘다른 알리바이를 만들지 생각해 보세요’ ‘당신(정 전 실장)이나 김용이나 이재명이나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만 하면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거예요. 알겠죠?’라고 말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그러면서 “진술을 회유하고 실체관계를 은폐‧왜곡하도록 종용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