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불모지' 조현병 신약 나올까…스위스 뉴론 1상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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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상의 글로벌워치]치료 효과 확인조현병 치료제는 1989년 클로자핀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후 승인된 신약이 없었다. 사실상 ‘신약 불모지’인 상황에서 스위스 신약벤처기업이 자사 후보물질을 투약해 조현병 증상을 완화시킨 임상 결과를 발표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스위스 신약벤처 뉴론파마슈티컬스(Newron Pharmaceuticals)는 16일(미국 시간) 자사 후보물질 ‘이븐아미드(evenamide)’를 투약해 1년간 환자들을 추적조사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뉴론파마슈티컬스는 저항성이 생기는 기존 약물과 달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조현병 약은 주로 뇌의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작동한다. 이븐아미드는 소듐이온 채널을 차단하고 중추신경계 흥분을 관여하는 글루타메이트 방출을 억제하는 원리로 작용하는 약이다.
임상시험에는 항정신병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중등증~중증의 조현병 환자 100명이 참여했다. 뉴론파마슈티컬스는 이븐아미드가 1년여의 추적조사 기간 동안 조현병의 중증도를 보는 척도인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PANSS)를 꾸준히 개선시켰다고 설명했다. PANSS는 조현병 등을 평가하는 표준(골든 스탠다드)으로 통하며, 약 45분간의 임상 인터뷰를 통해 작성하고 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 중 투약군은 28일동안 이븐아미드를 하루에 2번씩 경구복용했다. 대조군은 위약을 같은 방식으로 먹었다. 조사 결과, 첫 투약 시점 후 6주차에서 환자 중 27%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PANSS 점수 20% 이상 개선)을 보였으며, 1년 후엔 총 37%의 환자가 증상이 나아졌다.임상에 참여한 연구자는 “1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효과가 나타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존 약으로는 보기 힘들었던 패턴”이라고 말했다.
뉴론 파마슈티컬스는 올해 중 임상 2/3상 데이터를 새롭게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긍정적인 임상 결과 및 기대감에 힘입어 스위스 주식거래소에 상장된 이 회사의 주가는 한 달 전(1월 17일) 대비 113.5% 상승한 5.06스위스프랑으로 16일 장을 마쳤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17일 15시42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