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북미산 리튬 확보…"IRA 완벽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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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광산업체와 20만t 구매 계약LG화학이 한국 전기차 배터리 소재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북미산 리튬정광을 확보했다. 리튬정광은 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광물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을 추출할 수 있다.
고성능 전기차 50만대분 규모
LG화학은 17일 미국 광산업체인 피드몬트리튬과 20만t 규모의 리튬정광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피드몬트리튬은 캐나다 퀘벡 NAL 광산에서 채굴한 리튬정광을 올해 3분기부터 연간 5만t씩 4년 동안 LG화학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리튬 3만t가량을 추출할 수 있는 양으로 고성능 전기차 약 50만 대에 들어가는 규모다.2016년 출범한 피드몬트리튬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테네시주에서 리튬 광산을 운영하는 업체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회사로 캐나다 퀘벡, 가나 케이프코스트의 리튬 광산업체 지분도 갖고 있다. 피드몬트리튬이 지분 25%를 보유한 캐나다 NAL 광산은 올해 북미에서 유일하게 리튬을 생산하는 광산으로 꼽힌다.
LG화학은 피드몬트리튬으로부터 조달받은 리튬을 북미 고객사에 납품하는 양극재의 생산에 사용한다. 캐나다에서 조달한 리튬을 사용하는 만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도 기대된다. IRA에 따르면 완성차업체들은 내년부터 미국, 캐나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광물(리튬 등)을 40% 이상 적용한 배터리를 장착해야 보조금(대당 7500달러)을 받을 수 있다. 이 비중은 매년 10%포인트씩 높아져 2027년에는 70%로 올라간다.
LG화학은 피드몬트리튬 지분 5.7%(109만6535주)를 7500만달러(약 96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도 맺었다. 피드몬트리튬의 주주사로서 피드몬트리튬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연간 1만t에 대한 우선매입협상권도 확보했다.LG화학은 앞서 호주 광산을 보유한 중국 최대 리튬 공급업체인 톈치리튬에 지분 투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리튬을 확보하면서 IRA 기준을 충족한 제품을 고객사에 제공하게 됐다”며 “전기차·배터리업체와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배터리 소재 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김형규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