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100배로 키운 워치츠키 CEO 물러난다

구글 설립 때 차고 내준 주인공
구글의 초창기 멤버인 수전 워치츠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사임한다. 2014년 유튜브 CEO로 부임한 지 9년 만이다.

워치츠키는 16일(현지시간) 유튜브 공식 블로그에서 “여기(구글)에서 거의 25년을 보낸 오늘 유튜브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난다”며 “가족과 건강, 개인적인 프로젝트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구글과 유튜브 자문을 맡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차기 유튜브 CEO는 인도계인 닐 모한 유튜브 최고제품책임자(CPO)가 맡는다.워치츠키는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업계에서 대표적인 여성 임원으로 활약해 왔다. 1998년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구글을 창업할 수 있도록 차고를 빌려준 사람이다. 이 인연으로 워치츠키는 인텔을 떠나 이듬해 구글에 합류했다. 이후 구글 제품관리 담당 수석부사장과 광고 담당 수석부사장 등을 거쳐 유튜브 CEO에 올랐다. 브린은 한때 워치츠키의 여동생인 앤 워치츠키 23앤드미 창업자와 결혼생활을 했다.

워치츠키는 구글의 주요 인수합병(M&A)을 주도하기도 했다. 2006년 유튜브와 2007년 광고업체 더블클릭의 인수다. 2006년 구글은 워치츠키의 설득으로 당시 자체 동영상 플랫폼인 ‘구글 비디오’를 성장시키는 대신 시장 점유율이 큰 유튜브를 인수했다. 더블클릭 인수 후에는 광고 서버를 구축해 온라인 광고 시장 점유율을 대폭 키웠다.

워치츠키의 임기 동안 유튜브는 급성장했다. 유튜브의 기업가치는 1600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된다. 2006년 인수 가격(16억달러)의 100배에 달한다.구글의 가장 중요한 수익원으로도 자리 잡았다. 그러나 콘텐츠 관련 논란도 이어졌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사회 혼란이 커지던 시기에는 유튜브가 가짜뉴스와 음모론, 혐오 발언 등을 퍼뜨렸다는 비판도 컸다. 최근에는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등 짧은 동영상 플랫폼이 인기를 끌자 유튜브도 ‘쇼츠’를 강화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광고주들의 광고 지출이 줄면서 유튜브 광고 매출은 최근 2분기 연속 감소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