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000만원' 줘도 사람이 없다…대학 식당 '비상'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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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코앞인데 조리사 찾기 힘들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대학식당
“코로나19로 많은 조리원이 떠난 뒤 돌아오지 않고 있어요. 4명이 학기 중에 500인분을 만들어야 합니다.”(고려대 구내식당 6년 차 조리원 이영신 씨)지난해 대학가 대면 수업이 재개된 후 캠퍼스는 활력을 되찾았다. 그런데도 각 대학과 구내식당 담당자들의 근심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건비, 식자재 가격은 폭등했지만, 지갑 얇은 학생들을 상대하는 마당에 이를 상쇄할 수준으로 식대를 인상하는 게 언감생심이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오전에 찾은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302동 식당. 네다섯명의 조리 인원이 300인분의 점심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이 식당은 작년 6월 조리 인력 부족으로 휴점했다가 8개월만인 이달 초 재개장했다.
이 기간에 인력 충원은 끝내 못했다. 2840만원이었던 정규직 조리사 연봉을 3000만원까지 올려 일곱 차례나 구인 공고를 냈지만, 문의가 없었다. 결국 캠퍼스 내 다른 학생 식당을 자율 배식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인력을 재배치하고 나서야 겨우 문을 열 수 있었다.
다른 대학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경희대 생활협동조합은 작년 9월부터 조리원 채용공고를 올렸지만, 아직 일할 사람을 찾지 못했다. 전성구 경희대 조리실장은 “단체급식업에 처음 발을 들인 2012년에 월급이 180만원이었는데, 지금도 크게 오른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서울대 학생식당을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식당 사업은 만성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엔 16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그나마 작년 4월 식대를 1000원씩 인상해 2021년(18억7100만원)보다는 손실이 줄긴 했다. 서울대 생협 관계자는 “학생식당 끼니당 단가는 평균 4000~5000원 수준으로 시업 사내식당 단가(5000~6000원대)보다 싸다”며 “구조적으로 영업이익을 남기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대형 급식업체에도 학생식당은 매력적인 사업처가 아니다. 식수가 적은 데다가 단가까지 낮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서다.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기업 구내식당은 기업의 지원이 더해져 인건비, 재료비 인상분을 만회할 수 있지만, 2012년부터 10년 이상 사실상 등록금 동결 상태인 대학은 학교 측의 추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경제/안시욱/조봉민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