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볕드는 퇴직연금…TDF·美배당 ETF 관심 커진다

Cover Story - '반등장' 퇴직연금 투자 어떻게 할까

주식으로 머니 무브
예금 금리 떨어지고
증권 기대수익률 올라
"현재는 예금상품보다
ETF·펀드 투자할 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증시가 급락하면서 퇴직연금 적립금을 예·적금에 넣어놓은 투자자와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예금 금리가 내려가고 증시가 반등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적립금을 상장지수펀드(ETF)나 공모펀드에 넣을 타이밍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동성이 큰 펀드보다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형 상품, 타깃데이트펀드(TDF), 배당주 ETF 등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안정적 수익률 내는 TDF

많은 자산운용 전문가가 TDF를 추천하는 이유는 이 상품이 장기투자, 분산투자 원칙을 자동으로 추구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TDF란 운용사가 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의 투자 비중을 은퇴 시점에 맞춰 정해진 규칙대로 배분하는 상품이다. 은퇴 시점이 멀면 주식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비중을 늘린다. 이 비중은 투자자가 따로 조절할 필요 없이 매년 알아서 변경된다.

TDF는 영국 미국 등 선진국에서 10년 이상 연평균 8~10% 수익률을 냈다. 이들 국가에서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으로 TDF를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 TDF도 미국이나 영국의 상품과 자산 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주식 부문은 S&P500, FTSE 선진유럽지수 등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구성하고 나머지는 국고채 상품으로 채운다. 운용사에 따라 리츠 등 대체자산을 추가하기도 한다.국내에는 TDF를 ETF로 만든 상품이 13개 상장돼 있다. ‘히어로즈 TDF 2030·2040·2050’ ‘ARIRANG TDF 2030·2040·2050·2060’ ‘KBSTAR TDF 2030·2040·2050’ ‘KODEX TDF 2030·2040·2050’ 등이다. 상품명에 쓰인 숫자는 은퇴 시점을 의미한다. 2050년 은퇴자를 타깃으로 한 2050시리즈는 올해 6~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10년 이내 은퇴하는 50·60대를 위한 2030시리즈도 4~7% 수익을 냈다.
그래픽=신택수 기자
공모펀드 형태인 TDF도 있다.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2050’(7.69%),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50’(5.88%), ‘삼성ETF를담은TDF2050’(4.69%) 등은 올해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TDF로 80%를 구성하고 20%를 미래성장 테마에 투자하는 변형 상품인 ‘신한장기성장TDF2040’도 올해 6.24%의 수익을 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퇴직연금으로 유행 테마를 좇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며 “은퇴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하려면 TDF 등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유형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美 배당성장 ETF도 ‘주목’

전문가들은 배당성장 ETF 역시 퇴직연금 계좌로 투자할 만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꾸준히 배당금을 늘린 기업들을 모아놓은 ETF다. 국내 기업보다는 미국 기업으로 구성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배당성향이 높고 역사적으로 꾸준히 배당을 늘린 검증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 ‘ACE 미국 고배당S&P’ 등이 상장돼 있다. 두 ETF가 추종하는 다우존스US디비던드100지수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9.5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코카콜라 펩시코 블랙록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 화이자 3M 등 높은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매년 배당을 늘리는 100곳으로 구성돼 있다. 배당률은 연 3%대를 유지한다.

‘토털리턴 ETF’도 퇴직연금 투자자에게 인기 있는 상품이다. 토털리턴 ETF는 기업에서 나오는 배당금을 배분하는 대신 자동으로 재투자해주는 상품이다. 배당금이 빠지지 않기에 중장기 수익률이 올라갈 수 있다. ‘KODEX 미국S&P500TR’ ‘TIGER 미국S&P500TR(H)’ ‘KODEX 미국나스닥100TR’ ‘TIGER 미국나스닥100TR(H)’ 등이 국내 시장에 상장돼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