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섭 칼럼] 엘사를 만난 함백산, 만항재에서 두문동재까지…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함박눈은 아니었지만, 눈밭에서 뒹굴며 아름다운 엘사를 만났고, 지인의 눈썰매 타는 모습을 보면서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설국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만항재(해발 1,330m)에서 출발해 등산 보다 하산할 때 오르는 코스가 더 많아 쉬이 곁을 내어주지 않는다. 그러나 올 겨울의 설국을 제대로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았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그곳, 강원도 태백 함백산(해발 1,572.9m)...*등산 코스: 만항재 → 함백산 정상 → 중함백 → 은대봉 → 두문동재(10km, 약 6시간{휴식 시간 1시간 30분 포함})
우리나라에서 차로 가장 높이 갈 수 있는 산상의 화원 만항재에 오전 10시 30분쯤 도착했다. 만항재 쉼터와 하늘숲길공원 주변으로는 이미 많은 버스와 자가용이 주차해 있었다. 우리 일행은 내리자 마자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 한 후에 추억 한 장을 남기고 바로 함백산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엘사가 손짓하며 반겨준 만항재 쉼터와 하늘숲길공원을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단체로 움직여야 해서 진한 아쉬움을 뒤로해야 했다. 도착한 시간이 조금은 늦은 편이어서 엘사를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먼저 오른 것 같았다. 우리를 포함해서 단체는 2팀밖에 없었고, 우려와는 다르게 여유로이 오를 수 있었다.고도는 약 240m 밖에 안되지만, 시간으로는 약 2시간 정도 걸린다.
함백산 기원단
태백산 천재단은 국가의 부용과 평안을 위해 왕이 천제를 지내던 민족의 성지인 반면에 함백산 기원단은 옛날 백성들이 하늘에 제를 올리며 소원을 빌던 민간 신앙의 성지였다고 전해온다.과거에는 함백산 일대에 석탄이 많아서 광부 가족들이 주변으로 이주하게 됐으며, 광부들이 지하 막장에서 석탄을 생산하던 중에 잦은 지반 붕괴 사고로 목숨을 읽게 되자 가족들이 이곳에 찾아와 무사 안전을 위해 정성을 다해서 기도했던 곳이다. 소중한 자연 유산이 아닐 수 없다.
길지 않고, 정상을 오르기 위한 워밍업 정도의 비교적 평지를 지나면서 함백산 입구가 나온다. 맞은편 차에서는 산나물과 막걸리를 팔고 있어서 솔깃했지만, 아쉬움 속에 한 쪽 귀로 흘려보내야 했다. 앞서갔던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몰려 있어서 복잡해지기 시작했다.입구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오르는 계단 코스가 시작되는데, 중간중간에 눈이 녹아내려서 코스 컨디션이 질퍽하고 좋은 편은 아니었다. 계단 길이 좁기도 해서 양 방향의 사람들이 서로 양보하며, 그렇게 쉬엄쉬엄 약 1시간 정도 계속되는 오름이다. 단체로 휴식도 하고, 체력이 약한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더 휴식을 취하며 설산의 겨울을 오른다.
함백산 정상높이 1,572.9m. 부근은 국내 유수의 탄전지대이며, 산업선인 태백선 철도가 산의 북쪽 경사면을 지난다. 오대산(五臺山:1,563m), 설악산(雪嶽山:1,708m), 태백산(太白山:1,567m) 등과 함께 태백산맥에 속하는 고봉이다. 북서쪽 사면에는 신라시대에 건립한 것으로 알려진 정암사(淨巖寺)가 있는데, 이곳에는 정암사 수마노탑(水瑪瑙塔:보물 410)과 정암사의 열목어 서식지(천연기념물 73)가 있다. -네이버-

만항재에서 출발해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려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 정상에 올랐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정상 인증샷을 찍으려고 긴 행렬이 이어졌다. 또한 이곳저곳에서는 주변의 멋진 풍경을 담는 모습과, 식사를 하며 엘사의 매력을 흠뻑 느끼는 모습이었다. 우리 팀은 준비해 온 비닐 셸터를 각각 펼치고, 바람과 추위에 미소를 지으며 저마다 준비해 온 간식으로 맛있는 식사를 했다.

그렇게 약 1시간 동안 정상에서 휴식을 하고, 두문동재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하산하는 코스가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으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등산할 때 보다 하산하는 코스에 오름이 더 많았고, 더욱이 체력이 약한 일행을 기다리며 함께 하면서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중함백, 은대봉을 지나 두문동재를 향해서 다시 발걸음을 내디뎠다.
엘사가 반겨준 산을 등산하면서 비록 상고대는 볼 수 없었지만, 고목의 기운을 느끼며 산의 정기를 받는다. 이곳에서부터 몇 그루의 고목이 있었고, 하산하는 사람들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는 듯했다. 그 길에서 고개를 들어 마주한 나뭇가지에는 '아니 온 듯 조용히 다녀가라'라는 글귀가 나풀거렸고, 여여히 가슴에 스며들었지!
은대봉(1,442.3m)

높이는 1,442m이다. 함백산의 봉우리인 상함백산, 중함백산(1,505m), 하함백산(1,527.9m), 창옥봉(1,380m) 중 상함백산을 가리킨다. 정암사를 세울 때 조성된 금탑, 은탑에서 금대봉(金臺峰)과 은대봉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전해진다. 바로 이웃에 있는 금대봉과 이어주는 두문동재(이전 이름은 싸리재:1,268m)에서 은대봉 정상까지는 1㎞ 거리이다.

정상에는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으며, 북쪽으로 금대봉·비단봉·천의봉, 동쪽으로 태백시와 백병산·면산·묘봉으로 이어진 낙동정맥, 남쪽으로 중함백산, 서쪽으로 백운산·두위봉 등이 보인다.백두대간 종주코스의 한 구간을 이룬다. 산행은 두문동재에서 남쪽으로 대간길을 따라 올라가 정상에 이른 뒤 화전버스종점으로 하산하는 데까지 4시간이 걸리며, 두문동재 터널 입구에서 시작하는 경우에는 1시간이 더 걸린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아래로는 죽령터널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긴 정암터널(4,505m)이 지나간다.
낙동강의 원류 발생지는 이곳에서 가까운 천의봉의 동쪽계곡에 자리한 너덜계곡으로 공식 인정되었지만, 은대봉의 은대샘에서 태백시 화전동 쪽으로 흘러내리는 황지전(黃池川)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산자락에는 태백광업소와 한국 기차역 중 제일 높은 곳(855m)에 위치한 추전역이 있다. 부근에 정암사, 용연동굴이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은대봉 [銀臺峰]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내리막은 거의 없이 오르고, 평지를 걷다가 또 오르고 그렇게 정상에서부터 4.3km를 걸어 은대봉에 도착했다. 후미에 쳐진 사람들이 있어 이곳에서 생각보다 오랜 휴식을 하면서 저마다 힘든 시간에 먹거리로 체력 보충을 한다. 특히 일행 누님의 달콤한 초콜릿과 리더님의 따뜻한 꿀물이 일행들의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날머리 두문동재까지는 1.3km, 다 같이 서로에게 격려를 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다행히 이곳에서부터는 오르막이 없다.
이날 모두 6시간이 걸려서 하산이 끝나는 지점, 두문동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용연동굴(8.5km)과 태백석탄박물관(22km)으로 가는 태백시 금대봉길(舊 국도 38호선)은 전면 통제(2022.12.15~2023.3.31) 중이었다.(사진 下) 호기심에 몇 걸음이라도 가보고 싶었는데... 마치, 철마는 달리고 싶은 것처럼!
들머리 두문동재에서 함백산의 설국을 끝냈다.

*만항재: 강원 영월군 상동읍 구래로 233-20 / 1544-9053
*함백산: 강원 태백시 황지동 산176-12 176-12 / 033-550-2828<한경닷컴 The Lifeist> 심흥섭 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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