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없는 박물관' 북한산성, 고양시 주도로 대규모 정비

행궁은 디지털 복원…한·중 외교 상징 벽제관도 3D 스캔 재현

경기 고양시는 수도권 대표 성곽인 북한산성을 보존하기 위해 대대적인 정비 사업을 벌인다고 20일 밝혔다.
1711년(숙종 37년) 높고 험준한 북한산 11.6Km 구간에 돌로 쌓은 북한산성은 서울 한양도성, 탕춘대성과 연결돼 수도방어 기능을 했다.

성곽 내부에는 북한승도절목, 산영루 등 9개 문화유산과 중흥사를 비롯한 8개 전통 사찰이 산재해 북한산성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시는 올해 약 27억 원을 들여 여장(성 위에 낮게 쌓은 담) 550m와 수문 성벽 1곳, 초소용 성루 6곳, 행궁터, 배수로 등을 정비할 계획이다.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된 '고양 북한산성 관성소지 및 상창지' 문화재 구역에서는 4억 원을 들여 발굴조사를 하게 된다.

1915년 홍수로 건물터만 남은 임시 궁궐 행궁의 복원에 긴 시간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우선 디지털 영상으로 원형을 구현할 방침이다.

북한산 중턱에 건립된 행궁은 임금이 머무는 내전, 집무를 보는 외전, 내부 부속 건물 등 총 129칸으로 구성됐다. 또한 조선과 중국을 잇는 의주길 객사(客舍)로 양국 외교의 상징 건물인 벽제관도 3D 스캔으로 옛 모습을 재현하기로 했다.

6·25전쟁 당시 소실된 벽제관은 2021년부터 복원을 위한 발굴 조사가 시작돼 서쪽 담장 터와 동쪽 건물지 등이 확인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