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성능의 척도? 삼성 갤럭시 S23이 '원신'에 꽂힌 이유는

S22 'GOS 논란' 당시 등 돌린 모바일 게이머 '정면 공략'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신제품 갤럭시 S23 시리즈의 모바일 게임 성능 홍보에 '원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여러 국내 매장과 대리점에 전시한 체험용 갤럭시 S23에 중국 호요버스의 역할수행게임(RPG) '원신'을 탑재했다.

원신은 갤럭시 S23의 광고 영상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삼성은 지난 17일 유튜브에 그룹 스트레이키즈 멤버 창빈이 갤럭시 S23 울트라에서 원신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담은 홍보 영상 '줏대 있는 게임 편'을 공개했다.이보다 앞서 KT가 선보인 S23 사전 예약 광고도 마찬가지다.

홍보 모델로 나온 축구선수 이강인은 카페에서 갤럭시 S23 울트라를 꺼내 게임을 즐기다 전화를 받는데, 이 장면에서 플레이하는 게임도 원신이다.
삼성이 갤럭시 S23의 성능 홍보에 원신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이유는 이전 세대 기기인 갤럭시 S22 출시 당시 불거진 GOS(Game Optimizing Service·게임 최적화 서비스)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GOS는 고성능 연산이 필요한 게임 등을 실행할 경우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을 조절해 화면 해상도를 낮추는 등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추고 연산 부담을 줄여 스마트폰 과열을 막는 기능이다.

S22 출시 당시 소비자가 GOS를 정상적인 경로로 해제할 방법은 없었는데, 이는 고성능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의 큰 반발을 샀다.

여러 국내외 유튜버와 IT 매체들은 S22의 게임 성능 측정 검증에 나섰는데, 이때 다른 기기와의 성능 비교 척도로 자주 사용된 게임 중 하나가 바로 원신이었다.원신은 모바일 기반으로 제작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PC·콘솔 게임 수준의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줘 기기 성능 테스트용으로 제격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S23 마케팅에 원신을 집중적으로 활용한 것은, GOS 논란 당시 등을 돌린 게이머를 정면으로 공략해 이미지를 반전시키려는 전략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원신은 2020년 출시 이후 2년간 전 세계에서 4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면서 아시아권은 물론 북미·유럽 시장에서도 흥행했다.

출시 2년가량이 지난 게임이지만, 여전히 신규 콘텐츠가 나올 때마다 국내에서 앱 마켓 매출 순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말 호요버스와의 협업을 통해 원신의 인기 캐릭터를 소재로 만든 한정판 제품인 '갤럭시 Z 폴드4 원신 스페셜 에디션'·'갤럭시 버즈 2 프로 원신 스페셜 에디션' 2종을 선보였다.

두 제품은 한정 판매 시작 14분 만에 매진됐다.

이를 바라보는 게임 업계에서는 중국 게임사의 개발 역량이 이미 한국을 앞지르고 있다는 걱정 어린 분석도 나온다.국내 한 게임사 개발자는 "중국이 한국 게임을 조악하게 베끼던 10여 년 전과 달리 현재는 기술력이나 자금 규모가 크게 성장했고, 이를 기반으로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은 물론 한국 시장에서까지 중국 게임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