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얼마나 오르나요"…택시서 대뜸 날라온 질문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개인 순매수 14위 종목
수익률 30%…짭짤한 개미들
주가 급등에 시총 14조 돌파

SK이노베이션 몸값 추월 목전
"계약소문만 무성…과열양상"
사진=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투자로 수익을 좀 냈어요. 앞으로 더 오를까요."

최근 여의도에서 택시를 탔다. 기사는 대뜸 “여의도 증권가에서 일하느냐"며 에코프로비엠 주가 전망을 물었다. 며칠 후 저녁 자리에서도 대기업 직장인들이 비슷한 질문을 했다. 에코프로비엠은 그만큼 개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지난해 들어 올해까지 개미 순매수 상위 14번째 종목이다. 2차전지용 양극재를 생산하는 이 회사 주가가 파죽지세를 보이면서 개미들은 30%대의 짭짤한 수익률을 올렸다. 이 회사 '몸값'이 SK이노베이션을 넘어설 조짐까지 보이자 과열 양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0일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500원(0.34%) 오른 14만730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해 3월 15일 장중 7만7633원까지 떨어졌지만 11개월 새 두 배가량 뜀박질했다.

이 회사 주가를 밀어 올린 것은 개미들이었다. 지난해부터 올해 2월17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이 회사 주식을 5423억원어치(91만500주를)를 사들였다. 순매수 종목 상위 14위였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는 '쌍끌이' 순매도에 나섰다.개미는 에코프로비엠 투자로 큰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부터 올 2월17일까지 에코프로비엠 매입 평균 가격은 11만2641원이었다. 이 회사의 지난 20일 종가(14만7300원) 기준으로 평균 30.8%의 수익률을 올렸다.

개미들의 매수세에 2차전지 사업 기대감이 겹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382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042억원으로 집계됐다. 양극재 판매량이 불어나는 데다 대규모 계약 기대감도 반영됐다.

지난 20일 이 회사 시가총액은 14조4061억원에 달했다. 작년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53배다. 이 시가총액은 SK이노베이션(시총 14조6650억원)을 따라잡았다. 지난 20일 기준 에코프로비엠과 SK이노베이션은 2589억원 차이가 난다.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급등하면서 격차를 좁혔고, 조만간 SK이노베이션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3조998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에코프로비엠의 10배가량 많다. 여기에 배터리 자회사인 SK온도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PER은 7배 수준이다. 2차전지와 배터리 업체가 통상 30~70배가량의 PER을 적용받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는 턱없이 낮은 셈이다.

SK이노베이션 몸값이 저평가됐고 반대로 에코프로비엠은 고평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온이 합작 관계인 포드와 사이에서 잡음이 나는 등의 이유로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대규모 계약 가능성의 소문만 무성한 에코프로비엠의 현 주가는 과열 양상 국면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