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기로' 전남 영암군 민속씨름단 유지 가닥

우승희 군수 "공익성·공공성 강화해 씨름단 운영"
"군정 홍보에 도움" vs "혈세 낭비" 평가 엇갈려
존폐 갈림길에 섰던 전남 영암군 민속씨름단이 존치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20일 영암군청 낭산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씨름단의 존치와 투명한 운영을 요구한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우 군수는 "군민이 인정한 씨름단으로서 재출발하는 만큼 효율적인 운영방안을 위한 세부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해 성적뿐만 아니라 군민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씨름단으로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깨끗하고 투명한 씨름단 운영으로 공익성과 공공성을 강화해 군민과 함께하는 씨름단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씨름단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국도비 확보,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영암군 홍보, 최고의 씨름단 육성과 선수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군은 지역 내에서 씨름단 찬반 여론이 팽팽하자 민선 8기 출범 이후인 지난해 11월 분야별 전문가 등 7명으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주민여론 수렴에 나섰다.

공론화위는 그동안 군민 1천18명을 대상으로 한 1·2차 여론조사에서 '씨름단 운영이 잘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이 51.5∼52.1%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두 차례에 걸친 워크숍과 토론회에서 70.2∼74.3%가 씨름단 유지를 찬성하면서 공론화위원회에서는 '씨름단의 지속 운영'을 권고했다.

영암군은 2017년 조선경기 불황으로 해체 위기에 있던 국내 유일의 프로팀 '현대코끼리씨름단'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씨름단 운영비는 2017년 17억2천600만원을 시작으로 2018년 17억6천200만원, 2019년 16억100만원, 2020년 18억9천200만원, 2021년 15억9천770여만원, 지난해 21억5천320만원이 편성됐다. 지난 6년 동안 100억원이 넘는 군비가 씨름단 운영비로 투입됐는데, 출범 직후인 2017년 국비 4억원과 도비 3억원이 지원됐을 뿐 2018년 이후 군비와 민간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출범 당시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해 군비 부담금을 10억원으로 묶고, 나머지 소요예산은 국·도비를 유치하겠다는 묵시적 합의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연간 수십억원에 달하는 운영비, 홍보 효과 의문, 대회 때마다 공무원 동원 등 각종 문제점 노출을 지적하며 폐지를 요구했다. 그러나 유·무형 광고로 농산물 판촉과 지역홍보 등에 지대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존치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