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좀 데워달라는 식당 손님 '진상'인가요?"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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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면 식당 책임…정중한 부탁도 진상"
식당 사장 주장에 누리꾼들 '갑론을박'
"민폐 맞다" vs "이런 나라서 누가 애 낳겠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99.32690943.1.jpg)
"사고 나면 식당 책임…정중한 부탁도 진상"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식당 주인이 말하는 이유식 진상인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식당 사장이라고 밝힌 작성자 A 씨는 "(이유식을 데워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하는 것도 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그 이유에 대해 A 씨는 이유식이 외부 음식물에 해당하기 때문에 식당 내에서 먹이는 게 달갑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100% 식당 책임이라는 점을 주장했다.그는 "식당에서 이유식을 너무 뜨겁게 데워서 애가 화상이다? 소송 걸면 식당 측에서 책임져야 한다. 이유식이 차가워서 배탈 났다? 중탕할 테니 뜨거운 물 달라고 해서 줬다가 쏟아서 화상 입었다? 다 식당 책임"이라며 "웃기지만 법이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르는 외부 음식, 이유식이라는 존재 자체가 달갑지 않다"며 "이유식으로 식당 테이블보를 더럽혀도 손님 측은 배상의무가 없는 게 법이더라. 저도 처음엔 호의로 이것저것 해드렸지만, 법과 상황은 결국 자영업자에게 불리하다. 자영업자들을 조금만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이 글은 21일 오전 7시 기준 약 23만회에 달하는 조회수에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유식을 데워달라는 부모의 요청이 민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두고 뜨거운 갑론을박을 벌였다.
"민폐 맞다" vs "이런 나라에서 누가 애 낳겠나"
그러면서 누리꾼들은 A씨를 향해 "차라리 노키즈존'을 운영하라"는 취지로 성토하기도 했다. 이에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이 주변 눈치를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예스키즈존', '오케이존' 등의 확대가 눈길을 끈다.
눈치 보는 부모들…'예스키즈존' 확대 움직임
노키즈존을 찬성하는 이들은 A씨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부상 등 사고가 식당 책임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은 2016년 2월 '노키즈존 확산,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매장에서 (아이 관련)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업주에게 배상 책임을 묻는 판결이 잇따르면서 노키즈존 도입을 고려하는 영업점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7∼2021년 숙박·음식점에서 발생한 어린이 안전사고는 3189건이다. 주택과 도로·인도, 교육시설, 놀이시설에 이어 5번째로 많다. 2021년 한 해에만 350건이 넘는 어린이 사고가 숙박·음식점에서 발생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