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디바이오센서, 올해 역성장 예상…내년 성장 가시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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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분석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지난해 4분기에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풍토병화(엔데믹)로 진단키트 매출이 감소하면서다. 21일 증권가에선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올해 실적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야 실적 성장을 점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2022년 4분기 매출은 19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손실 4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모두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실적 부진은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줄어든 데다, 재고 폐기로 인해 매출총이익률(GPM)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엔 원부자재 재고 폐기 비용 163억원, 판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 50억원 등이 발생하며 기존 50~60% 수준이던 GPM이 28.6%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메리디언 인수에 따른 인수합병(M&A) 자문료 약 120억원, 작년 10월 완공된 증평공장 감가상각비, 임직원 상여금 등으로 판매관리비도 늘었다고 했다. 영업 외에는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환차손이 발생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면역화학진단과 분자진단, 혈당측정 등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 34% 23%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국내에서 57%, 아시아 79%, 유럽 31%, 아메리카 68% 등의 감소세를 보였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력인 면역화학진단 사업 부문에서 코로나19 발발 이후 10개 분기 만에 최저 실적을 달성했다”며 “진단키트 판매가격 하락과 관세청 수출 데이터 추이를 종합하면 면역화학진단 사업에서 당분간 작년 4분기보다 높은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메리디언(VIVO)의 인수합병은 지난달 완료돼 이달부터 연결 실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 메리디언과의 상생(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메리디언은 다수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경험과 인력, 미국 영업망, 글로벌 대형 진단기업과의 관계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메리디언 합병 비용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전액 부담했지만, 올 2월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6000억원 이상으로 단기 유동성 위험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대신증권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각각 66%와 80% 감소한 9925억원과 2542억원으로 추정했다. 별도 매출은 5799억원, 메리디언 매출은 4127억원으로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엔데믹 영향으로 올해는 역성장이 예상되지만,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진단 기업 중 가장 명확한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제시했다”며 “‘M10’의 글로벌 현장진단시장 시장점유율(MS) 30% 달성, 메리디언을 통한 미국 진단시장 진출 본격화, 연속혈당측정기(CGMS) 출시 등을 통해 2024년부터는 실적 성장 가시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