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공실률 0의 거리 '성수동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 시즌2' 추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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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는 성공적으로 안착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에서 한 단계 도약한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 시즌2' 추진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시즌2 정책의 주요골자는 서울숲과 뚝섬역 주변을 중심으로 추진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성수역과 연무장길 일대로 확장하는 것이다. 더불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관련 법과 제도의 개선방안 마련에도 힘쓴다.성동구는 지난 2015년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용어도 낯설었던 시기에 성수동을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전국 최초로 도입해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하고 전담조직을 신설했으며, 서울숲길, 방송대길, 상원길 일대를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지정했다. 구역 내 대기업, 프랜차이즈 입점을 제한하고, 건물주와 임대료 안정을 위한 협약을 맺어, 지역색을 지키고 임대료 안정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타 지자체와 협력해 '젠트리피케이션 지방정부협의회'를 구성하고 관련 법률 제·개정을 위한 촉구 성명을 발표하는 등 법제화 마련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제정됐다. 임대차 보호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임대료 인상 상한선 9%를 5%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개정에도 성공했다. 특히, 지역상권법은 지자체의 조례(성동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가 법률로 입법화된 드문 사례이기도 하다.
이렇듯 지속가능발전구역을 중심으로 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반면, 구역에 해당하지 않는 성수역 및 연무장길 일대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조짐이 보여 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대책이 요구됐다.이 지역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급증한 '핫 플레이스'로 무신사 스튜디오, 디올 등 유명 브랜드 입점 등으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공실률은 ‘0’에 가깝다. 연무장길은 서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의 카페와 식당, 팝업 스토어 등으로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북적이는 모습이다.
이에 성동구는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간 '성수역 일대 젠트리피케이션 대응방안 모색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대상지역 실태조사 결과 유동인구 및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임대료 역시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평당 임대료 10만원이었으나 2022년 15만원으로 50% 상승했다. 비슷한 기간 매출액은 25.6%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성동구는 용역을 통해 임대료가 급상승한 원인을 크게 4가지로 분석하고 그에 대한 개선방안을 도출했다. 원인은 크게 4가지로 △관리비 증액을 통한 실질적 임대료 상승 △임대차계약 갱신주기 축소로 인상 빈도를 높임 △상임법의 적용대상을 벗어나는 임대차계약(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또는 신축건물의 계약, 환산보증금 기준 초과 임대차계약) △임차인의 정보부족으로 인해 보호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로 분석됐다.
그 중에서도 임대료 상승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가임대차법 미적용 대상인 신규 임대차계약으로, 이로 인해 기존 임차인과의 임대료마저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동구는 연구용역 결과를 반영해 '2023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 시즌2'를 펼친다. 먼저 서울숲 주변의 지속발전가능구역을 중심으로 펼친 정책을 성수역 주변과 연무장길을 포함한 지역으로 확장한다.건물 신·증축 시 임대료 안정 이행협약 체결을 전제로 용적률을 대폭 완화해주고, 지역 고유의 개성을 지켜 골목길이 획일화되지 않도록 체인사업(프랜차이즈)의 신규 입점을 제한하는 것으로 도시관리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확인했듯이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법제화를 통해 이루어야 하는 바,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지방정부협의회' 등 뜻을 같이하는 지자체와 함께 세부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공론화한다는 계획이다.
연구 보고서에서는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탈법적 사례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관리비 규제 신설 △상가임대차 실거래가 신고 의무제 도입 △임대료 증액률 계산방식 개선 △임대료 상한제 실시방안 검토 △환산보증금 제도 폐지 또는 개선 △상가임대차 분쟁조정절차 참여 의무화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젠트리피케이션 닥터'라는 수식어가 붙은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젠트리피케이션은 싸움의 대상이 아니라 치유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 임대인과 임차인, 지역주민이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이번 시즌2 정책의 주요골자는 서울숲과 뚝섬역 주변을 중심으로 추진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성수역과 연무장길 일대로 확장하는 것이다. 더불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관련 법과 제도의 개선방안 마련에도 힘쓴다.성동구는 지난 2015년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용어도 낯설었던 시기에 성수동을 중심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전국 최초로 도입해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하고 전담조직을 신설했으며, 서울숲길, 방송대길, 상원길 일대를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지정했다. 구역 내 대기업, 프랜차이즈 입점을 제한하고, 건물주와 임대료 안정을 위한 협약을 맺어, 지역색을 지키고 임대료 안정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타 지자체와 협력해 '젠트리피케이션 지방정부협의회'를 구성하고 관련 법률 제·개정을 위한 촉구 성명을 발표하는 등 법제화 마련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해 제정됐다. 임대차 보호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임대료 인상 상한선 9%를 5%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개정에도 성공했다. 특히, 지역상권법은 지자체의 조례(성동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가 법률로 입법화된 드문 사례이기도 하다.
이렇듯 지속가능발전구역을 중심으로 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반면, 구역에 해당하지 않는 성수역 및 연무장길 일대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조짐이 보여 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대책이 요구됐다.이 지역은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급증한 '핫 플레이스'로 무신사 스튜디오, 디올 등 유명 브랜드 입점 등으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공실률은 ‘0’에 가깝다. 연무장길은 서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의 카페와 식당, 팝업 스토어 등으로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북적이는 모습이다.
이에 성동구는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간 '성수역 일대 젠트리피케이션 대응방안 모색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대상지역 실태조사 결과 유동인구 및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임대료 역시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평당 임대료 10만원이었으나 2022년 15만원으로 50% 상승했다. 비슷한 기간 매출액은 25.6%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성동구는 용역을 통해 임대료가 급상승한 원인을 크게 4가지로 분석하고 그에 대한 개선방안을 도출했다. 원인은 크게 4가지로 △관리비 증액을 통한 실질적 임대료 상승 △임대차계약 갱신주기 축소로 인상 빈도를 높임 △상임법의 적용대상을 벗어나는 임대차계약(신규 임차인과의 계약 또는 신축건물의 계약, 환산보증금 기준 초과 임대차계약) △임차인의 정보부족으로 인해 보호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로 분석됐다.
그 중에서도 임대료 상승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상가임대차법 미적용 대상인 신규 임대차계약으로, 이로 인해 기존 임차인과의 임대료마저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동구는 연구용역 결과를 반영해 '2023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 시즌2'를 펼친다. 먼저 서울숲 주변의 지속발전가능구역을 중심으로 펼친 정책을 성수역 주변과 연무장길을 포함한 지역으로 확장한다.건물 신·증축 시 임대료 안정 이행협약 체결을 전제로 용적률을 대폭 완화해주고, 지역 고유의 개성을 지켜 골목길이 획일화되지 않도록 체인사업(프랜차이즈)의 신규 입점을 제한하는 것으로 도시관리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확인했듯이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법제화를 통해 이루어야 하는 바,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지방정부협의회' 등 뜻을 같이하는 지자체와 함께 세부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공론화한다는 계획이다.
연구 보고서에서는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탈법적 사례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관리비 규제 신설 △상가임대차 실거래가 신고 의무제 도입 △임대료 증액률 계산방식 개선 △임대료 상한제 실시방안 검토 △환산보증금 제도 폐지 또는 개선 △상가임대차 분쟁조정절차 참여 의무화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젠트리피케이션 닥터'라는 수식어가 붙은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젠트리피케이션은 싸움의 대상이 아니라 치유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 임대인과 임차인, 지역주민이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