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 1년 앞두고 푸틴 "다 서방 탓" 전쟁 계속 의지 보여

21일 국정연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은 서방에 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국정연설에서 “러시아는 서방과 건설적인 대화를 할 의지가 있었고, 전쟁을 막기 위해 무력을 동원했을 뿐”이라고 했다. 또 서방이 과거 소비에트연방의 일원이었던 우크라이나를 선동해 전쟁을 확대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서방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 대부분이 이를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전쟁을 강요당한 ‘피해자’를 자처하며 정당화를 꾀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장거리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면, 러시아는 그 위협을 더 멀리로 돌려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우크라이나가 전날인 20일 미국 등과 장거리 무기 지원을 놓고 협의 중이라는 발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했다고도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물가상승률이 두자릿수인 반면 러시아는 올해 2분기 중 목표치인 4%에 도달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현재 실업률은 코로나19 전(4.7%)보다 낮은 3.7%”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사한 러시아인들을 네오나치 희생자라고 하며, 이들을 위한 묵념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를 네오나치 세력으로 규정해 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