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크라 대사 "한국식 분단, 완전히 난센스…휴전 얘기할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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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침공, 푸틴의 치명적 실수…핵 위협은 겁박 작전, 3차 대전 가능성 없다"
"푸틴, 스스로 멈추지 않을 것…봄·초여름이 결정적 시기, 올해 승전 가능"
"장거리 미사일·전투기 제공은 시간문제…韓정부, 살상무기 지원 해법 찾길 희망"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22일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를 분할하는 방식의 이른바 '남북한식' 모델에 대해 "완전히 허튼소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앞두고 용산구 한남동 우크라이나 대사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일종의 남북한과 같은 형태로 바꿔놓자는 제안은 완전히 난센스(nonsense)"라며 이같이 일축했다.
최근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한국의 38선과 같은 분계선을 따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영토를 나누는 방안이 가능한 시나리오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포노마렌코 대사는 "전쟁의 본질이 다르다. 두 상황(한국과 우크라이나)은 비교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에는 서로 다른 강대국의 지원을 받으며 싸우는 두 상대방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러시아의 침공이 있었을 뿐이다.
이는 분명히 우크라이나 대 러시아의 전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사례는 휴전이 수십 년간 지속될 수 있고, 갈등이 얼어붙은 채 무한정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러시아의 만행과 전쟁범죄를 겪은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런 부당함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협상 전망과 관련해서는 "푸틴은 누군가 그를 막아설 때까지는 스스로 멈추지 않을 것이다.
휴전 요구가 몹시 잘못된 이유"이라며 "지금은 불리한 휴전안이나 평화협정을 받아들일 때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그보다 러시아를 물리치고, 러시아가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제한하는 것이 우선적 과제"라고 언급, 항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밝힌 ▲ 영토의 회복 ▲ 유엔 헌장 존중 ▲ 피해 보상 ▲ 전쟁범죄 처벌 ▲ 재발 방지 보장 등을 5개 선결 조건을 꼽았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시한 10대 조건에서 핵심을 추린 것이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러시아의 핵무기 카드로 확전 양상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가까운 미래에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잘랐다.
그는 핵무기 위협에 대해 "크렘린이 긴장과 공포를 키워 우크라이나와 동맹들로부터 양보를 끌어내고자 고안한 '겁박 작전'(intimidation campaign)"이라고 평가절하하며 "러시아는 전쟁 전과 비교해 고정밀 미사일 재고가 많아야 20%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전쟁 초반이나 작년 말보다 대규모의 공습을 감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전쟁 발발 1년을 맞아 양측의 '봄철 대공세' 전망이 짙어지는 가운데 "2023년 봄과 초여름이 향후 전쟁 흐름에 결정적일 것"이라며 "올해 승전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1년 전 러시아는 잔혹한 침공으로 전면전에 돌입했지만, 이는 푸틴의 치명적 실수였다"며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가 2∼3일 내, 혹은 수주 내 함락되리라 봤지만, 우크라이나는 1년에 걸쳐 항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동부전선 최고 격전지인 솔레다르의 전황에 대해서는 "우리도 무거운 대가를 치르고 있다"면서도 "침략군의 손실에 비할 바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장악했던 영토 중 요충지 헤르손을 포함, 5천㎢ 면적을 수복한 것을 상기시키며 "보다 큰 안목에서 전세를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솔레다르에서 러시아군이 하루 700∼1천 명꼴로 전사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병력과 군수물자를 잃는 동안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무기를 인도받는 데에 이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 초반 전력 열세로 평가받은 우크라이나군이 장기간 버틸 수 있는 이유로 자국민들의 항전 의지와 서방 동맹국들의 군사 지원을 꼽은 뒤 "러시아인들은 2차 세계대전 때와 같은 방식으로 전쟁 중이지만, 우리 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과 함께 훈련해와 현대전에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사상자만 늘리고 자원을 더 투입될 장기 소모전에는 관심이 없다"며 종전을 앞당기기 위한 추가 군사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미국과 유럽 동맹국에 F-16 등 전투기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성공적인 군사 작전을 위한 장거리 미사일과 전투기 제공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투기만으로는 '게임 체인저'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현대적 무기와 조합하면 상황을 유리하게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전투기를 받으면 나토 기준에 맞춰 조종사를 훈련·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한국을 "세계 6위 경제 대국"이라고 추켜세우며 "한국 정부가 한국산 살상무기 제공 허용을 위한 해법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러시아가 개전 직후부터 장악한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과 관련, "러시아군 철수와 비무장화가 필요하다"며 "자포리자 원전이 진짜 문제인데, 러시아인들이 원전에 군사시설을 세웠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핵무기를 만들 수 있고, 수십년 전 핵폭탄처럼 되어버린 체르노빌의 사례도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데 대해선 "수개월째 포격이 쏟아지는 도시에 직접 찾아왔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지를 보여줬다는 데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방문"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푸틴, 스스로 멈추지 않을 것…봄·초여름이 결정적 시기, 올해 승전 가능"
"장거리 미사일·전투기 제공은 시간문제…韓정부, 살상무기 지원 해법 찾길 희망"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22일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를 분할하는 방식의 이른바 '남북한식' 모델에 대해 "완전히 허튼소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1년을 앞두고 용산구 한남동 우크라이나 대사관 집무실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일종의 남북한과 같은 형태로 바꿔놓자는 제안은 완전히 난센스(nonsense)"라며 이같이 일축했다.
최근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한국의 38선과 같은 분계선을 따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영토를 나누는 방안이 가능한 시나리오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포노마렌코 대사는 "전쟁의 본질이 다르다. 두 상황(한국과 우크라이나)은 비교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에는 서로 다른 강대국의 지원을 받으며 싸우는 두 상대방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러시아의 침공이 있었을 뿐이다.
이는 분명히 우크라이나 대 러시아의 전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사례는 휴전이 수십 년간 지속될 수 있고, 갈등이 얼어붙은 채 무한정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러시아의 만행과 전쟁범죄를 겪은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런 부당함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협상 전망과 관련해서는 "푸틴은 누군가 그를 막아설 때까지는 스스로 멈추지 않을 것이다.
휴전 요구가 몹시 잘못된 이유"이라며 "지금은 불리한 휴전안이나 평화협정을 받아들일 때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그보다 러시아를 물리치고, 러시아가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나라를 공격할 수 있는 역량을 제한하는 것이 우선적 과제"라고 언급, 항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밝힌 ▲ 영토의 회복 ▲ 유엔 헌장 존중 ▲ 피해 보상 ▲ 전쟁범죄 처벌 ▲ 재발 방지 보장 등을 5개 선결 조건을 꼽았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시한 10대 조건에서 핵심을 추린 것이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러시아의 핵무기 카드로 확전 양상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가까운 미래에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잘랐다.
그는 핵무기 위협에 대해 "크렘린이 긴장과 공포를 키워 우크라이나와 동맹들로부터 양보를 끌어내고자 고안한 '겁박 작전'(intimidation campaign)"이라고 평가절하하며 "러시아는 전쟁 전과 비교해 고정밀 미사일 재고가 많아야 20%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전쟁 초반이나 작년 말보다 대규모의 공습을 감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전쟁 발발 1년을 맞아 양측의 '봄철 대공세' 전망이 짙어지는 가운데 "2023년 봄과 초여름이 향후 전쟁 흐름에 결정적일 것"이라며 "올해 승전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1년 전 러시아는 잔혹한 침공으로 전면전에 돌입했지만, 이는 푸틴의 치명적 실수였다"며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가 2∼3일 내, 혹은 수주 내 함락되리라 봤지만, 우크라이나는 1년에 걸쳐 항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동부전선 최고 격전지인 솔레다르의 전황에 대해서는 "우리도 무거운 대가를 치르고 있다"면서도 "침략군의 손실에 비할 바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장악했던 영토 중 요충지 헤르손을 포함, 5천㎢ 면적을 수복한 것을 상기시키며 "보다 큰 안목에서 전세를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솔레다르에서 러시아군이 하루 700∼1천 명꼴로 전사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병력과 군수물자를 잃는 동안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무기를 인도받는 데에 이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쟁 초반 전력 열세로 평가받은 우크라이나군이 장기간 버틸 수 있는 이유로 자국민들의 항전 의지와 서방 동맹국들의 군사 지원을 꼽은 뒤 "러시아인들은 2차 세계대전 때와 같은 방식으로 전쟁 중이지만, 우리 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과 함께 훈련해와 현대전에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사상자만 늘리고 자원을 더 투입될 장기 소모전에는 관심이 없다"며 종전을 앞당기기 위한 추가 군사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가 최근 미국과 유럽 동맹국에 F-16 등 전투기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성공적인 군사 작전을 위한 장거리 미사일과 전투기 제공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투기만으로는 '게임 체인저'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현대적 무기와 조합하면 상황을 유리하게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전투기를 받으면 나토 기준에 맞춰 조종사를 훈련·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한국을 "세계 6위 경제 대국"이라고 추켜세우며 "한국 정부가 한국산 살상무기 제공 허용을 위한 해법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러시아가 개전 직후부터 장악한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과 관련, "러시아군 철수와 비무장화가 필요하다"며 "자포리자 원전이 진짜 문제인데, 러시아인들이 원전에 군사시설을 세웠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핵무기를 만들 수 있고, 수십년 전 핵폭탄처럼 되어버린 체르노빌의 사례도 있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데 대해선 "수개월째 포격이 쏟아지는 도시에 직접 찾아왔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의지를 보여줬다는 데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방문"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