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핵 폐기 결정, 방위력 약화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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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크라 재건사업 협력에 "양국 대통령, 상설 핫라인 구축해야"…톱다운 방식 제안
"러 처벌 안 받으면 '뉴노멀' 될 것…北 등에 비슷한 행위 자행 빌미 제공"
北 대러 무기 지원설에 "가능성 매우 높아, 면밀히 모니터링"…韓 군사지원 거듭 촉구 북한의 도발이 계속됨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990년대 핵무장을 포기한 뒤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으로 1년째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22일 서울 용산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만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핵무기 포기를 후회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핵무기 포기는 우리의 선택이었다"고 강조하면서도 "오늘날 핵무기 폐기 결정이 우리의 방위력을 약화시키고 아마도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을 유발했을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러시아가 침공을 자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가설인 셈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대해 추정하는 건 의미가 없다.
이미 일어난 일을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으로서 핵 군축 및 비확산 체제의 핵심 원칙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핵무기 반환을 조건으로 러시아·미국·영국이 안전을 보장하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협정 당사국인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고, 작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최근 제기되는 북한의 대(對) 러시아 무기 지원설에 대해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 등을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북한의 장비가 전장에서 발견되거나 하는 명백한 증거가 나오면 즉각 한국 정부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군사 지원이 조속히 가시화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그는 먼저 "한국이 지난 한 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인도적 지원은 1억 달러(약 1천300억 원)에 달한다"며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세계 6위 경제 대국이자 IT 선도국으로서 군사적 지원을 포함한 더욱 강력한 지원을 할 수 있고 그럴 역량도 있다"며 "정부의 결정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으며 어려운 과정이 아니라고 본다.
한국 정부가 살상무기 제공 허용을 위한 해법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군사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한국과의 신재생에너지 협력 및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과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간 핫라인 구축을 통한 톱다운(하향식) 방식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우리는 처음부터 아예 최고위층으로부터 시작하는 방식을 제안한다"며 "우리는 양국 대통령이 전화 접촉을 통해 최우선 과제와 핵심 기회들을 논의하길 원한다.
그러면 이 메시지는 우크라이나와 한국 정부에 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양국 정부간 간헐적이 아닌 상시적인 의사소통 체제를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러시아 침공 당일인 지난해 2월 24일 외교부에 신임장을 제출해 본격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하루하루 긴박한 상황 속에 직무를 수행해왔다.
그는 "지난 모든 활동을 돌이켜보면 한국인들은 따뜻함으로 내 마음을 움직였다"며 "러시아에 저항할 때 청년층부터 노년층에 이르는 한국인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년이 지났다.
언제쯤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보나.
▲ 상황을 진단하고 전쟁을 끝내는 데 있어 2023년 봄과 초여름이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 같다.
올해는 승전이 가능할 수도 있다.
종전에 속도를 내려면 동맹의 적시 군사적·기술적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
(지원이) 느려지면 전쟁 또한 연장될 뿐이다.
전쟁이 얼마나 오래갈지보다는 우크라이나가 하루빨리 승기를 잡을 수 있으려면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물어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어느 누구도 추가 사상자와 자원 수요가 뒤따를 장기 소모전에는 관심이 없다.
-- '남북한식 분단 시나리오'로 불리는 휴전 방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우크라이나를 일종의 남북한과 같은 형태로 바꿔놓자는 제안은 완전히 난센스(nonsense)다.
(양국이 겪은) 전쟁의 본질이 다르다.
첫째로 우크라이나에는 서로 다른 강대국의 지원을 받으며 싸우는 두 상대방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다른 나라인) 러시아의 침공이 있었을 뿐이다.
이는 분명히 우크라이나 대 러시아의 전쟁이다.
둘째, 한국의 사례는 휴전이 수십 년간 지속될 수 있고, 갈등이 얼어붙은 채 무한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끝으로 러시아의 만행과 전쟁범죄를 겪은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런 부당함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 북한발 핵 위협이 고조되면서 한국에 자체 핵무장론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990년대에 핵을 포기했고 러시아 침공을 받았다.
내부의 후회 목소리는 없나.
▲ 핵무기 포기는 우리 스스로 한 선택이었고, 우리가 생존하고 발전해나가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본다.
오늘날 핵무기 폐기가 우리의 방위력을 약화시키고 아마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유발했을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하지만 과거에 대해 추측을 늘어놓는 건 의미가 없다.
이미 일어난 일을 없던 일로 만들 수도 없다.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으로서 핵 군축 및 비확산 체제의 핵심 원칙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해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지원 시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지만, 현재 대사관에서는 확인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가 보장할 수 있는 부분은 북한의 장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발견되는 등 북한의 활동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포착하면 즉각 한국 정부에 알리겠다는 것이다.
-- 러시아가 끝내 국제사회에서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면 북한이 이를 빌미로 더 많은 도발을 일삼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우리가 (러시아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이는 일종의 '뉴노멀(new normal)'이 될 것이다.
향후 다른 나라들도 이러한 사례를 본보기 삼아 비슷한 행위를 자행할 수 있는 빌미를 주는 셈이다.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모든 범죄 사례를 수집해 국제재판소를 설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침략국을 경제적 고립으로 몰아가고 전쟁 조달 자금 역량을 최소한으로 위축시켜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역사의 옳은 편에 서고자 하는 모든 나라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
--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지원할 것이 있다면.
▲ 일단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이 제공한 인도적 지원에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했다.
한국은 세계 6위 경제 대국이자 IT 선도국으로서 우리에게 군사적 지원을 포함한 더 강력한 지원을 할 수 있고, 그 역량도 갖췄다.
한국 정부의 결정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고, 이는 그리 어려운 절차도 아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는 이해 속에 법을 개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커다란 사람이 거대한 막대기를 들고 대응할 힘이 없는 작은 사람을 위협한다면 옆에 있는 누군가는 그를 도와주려 하거나, 최소한 막대기라도 들려주지 않겠냐. 공격용은 아니더라도 우리를 보호할 방어용 장비 정도는 지원하는 게 도덕적으로 옳다고 본다.
한국 정부가 살상무기 제공 허용을 위한 해법을 찾기를 희망한다
--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해 한국과 협력할 만한 것이 있다면.
▲ 작년 말까지 우크라이나 내 인프라 손실 복구 비용은 1천400억 달러 수준이었다.
주거용 건물 15만 개가 파손되거나 붕괴했고, 학교 3천여 곳과 의료시설 1천100여 곳이 피해를 봤다.
(재건 사업 지원은) 한 지역이 대상이 될 수도, 한 도시, 또는 산업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한국 정부가 하나의 지역을 언급하길 기다리고 있다.
한국 기업 포스코가 1억 달러를 투자해 인프라(곡물 터미널)를 지은 미콜라이우(Mykolaiv)가 예가 될 수 있다.
미콜라이우의 주지사도 고려인 출신 비탈리 김이다.
이 지역은 러시아 점령지와 정확히 인접해 있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 한국과 신재생에너지 관련해서도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주우크라이나 한국 대사와 우크라이나 에너지 장관이 몇 주 전 만나 태양광·풍력 에너지 재건 및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기로 합의했고, 우리는 한국의 원전 기술에도 관심이 있다.
하지만 협상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우리는 한국의 여러 기업과 우크라이나 에너지 당국이 협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온라인 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아예 처음부터 가장 높은 곳에서 시작하기를 제안한다.
두 나라의 대통령이 전화 통화로 얘기를 나눈 뒤 최우선 과제와 핵심 기회를 타진하면, 이 메시지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한국 정부, 우크라이나인과 한국인에 걸쳐 펴져 나갈 수 있게 된다.
이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이러한 협력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고 싶다.
우리는 양국 정부 간 상시적인 대화 채널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총리(데니스 슈미할)의 한국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적당한 날짜를 정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그는 기업인들과 정부 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을 찾아) 직접 협력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그가 한국에 올 땐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가져올 것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방안을 담은 제안서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 방문에서 우리는 EDCF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러 처벌 안 받으면 '뉴노멀' 될 것…北 등에 비슷한 행위 자행 빌미 제공"
北 대러 무기 지원설에 "가능성 매우 높아, 면밀히 모니터링"…韓 군사지원 거듭 촉구 북한의 도발이 계속됨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990년대 핵무장을 포기한 뒤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으로 1년째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22일 서울 용산구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만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핵무기 포기를 후회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핵무기 포기는 우리의 선택이었다"고 강조하면서도 "오늘날 핵무기 폐기 결정이 우리의 방위력을 약화시키고 아마도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을 유발했을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고 말했다.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러시아가 침공을 자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가설인 셈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대해 추정하는 건 의미가 없다.
이미 일어난 일을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으로서 핵 군축 및 비확산 체제의 핵심 원칙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핵무기 반환을 조건으로 러시아·미국·영국이 안전을 보장하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협정 당사국인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고, 작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최근 제기되는 북한의 대(對) 러시아 무기 지원설에 대해서는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 등을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북한의 장비가 전장에서 발견되거나 하는 명백한 증거가 나오면 즉각 한국 정부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군사 지원이 조속히 가시화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그는 먼저 "한국이 지난 한 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인도적 지원은 1억 달러(약 1천300억 원)에 달한다"며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세계 6위 경제 대국이자 IT 선도국으로서 군사적 지원을 포함한 더욱 강력한 지원을 할 수 있고 그럴 역량도 있다"며 "정부의 결정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으며 어려운 과정이 아니라고 본다.
한국 정부가 살상무기 제공 허용을 위한 해법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군사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한국과의 신재생에너지 협력 및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과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간 핫라인 구축을 통한 톱다운(하향식) 방식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우리는 처음부터 아예 최고위층으로부터 시작하는 방식을 제안한다"며 "우리는 양국 대통령이 전화 접촉을 통해 최우선 과제와 핵심 기회들을 논의하길 원한다.
그러면 이 메시지는 우크라이나와 한국 정부에 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양국 정부간 간헐적이 아닌 상시적인 의사소통 체제를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러시아 침공 당일인 지난해 2월 24일 외교부에 신임장을 제출해 본격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하루하루 긴박한 상황 속에 직무를 수행해왔다.
그는 "지난 모든 활동을 돌이켜보면 한국인들은 따뜻함으로 내 마음을 움직였다"며 "러시아에 저항할 때 청년층부터 노년층에 이르는 한국인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년이 지났다.
언제쯤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보나.
▲ 상황을 진단하고 전쟁을 끝내는 데 있어 2023년 봄과 초여름이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 같다.
올해는 승전이 가능할 수도 있다.
종전에 속도를 내려면 동맹의 적시 군사적·기술적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
(지원이) 느려지면 전쟁 또한 연장될 뿐이다.
전쟁이 얼마나 오래갈지보다는 우크라이나가 하루빨리 승기를 잡을 수 있으려면 어떤 도움을 줘야 할지 물어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어느 누구도 추가 사상자와 자원 수요가 뒤따를 장기 소모전에는 관심이 없다.
-- '남북한식 분단 시나리오'로 불리는 휴전 방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우크라이나를 일종의 남북한과 같은 형태로 바꿔놓자는 제안은 완전히 난센스(nonsense)다.
(양국이 겪은) 전쟁의 본질이 다르다.
첫째로 우크라이나에는 서로 다른 강대국의 지원을 받으며 싸우는 두 상대방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다른 나라인) 러시아의 침공이 있었을 뿐이다.
이는 분명히 우크라이나 대 러시아의 전쟁이다.
둘째, 한국의 사례는 휴전이 수십 년간 지속될 수 있고, 갈등이 얼어붙은 채 무한정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끝으로 러시아의 만행과 전쟁범죄를 겪은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런 부당함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 북한발 핵 위협이 고조되면서 한국에 자체 핵무장론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990년대에 핵을 포기했고 러시아 침공을 받았다.
내부의 후회 목소리는 없나.
▲ 핵무기 포기는 우리 스스로 한 선택이었고, 우리가 생존하고 발전해나가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본다.
오늘날 핵무기 폐기가 우리의 방위력을 약화시키고 아마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유발했을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하지만 과거에 대해 추측을 늘어놓는 건 의미가 없다.
이미 일어난 일을 없던 일로 만들 수도 없다.
핵확산금지조약(NPT) 당사국으로서 핵 군축 및 비확산 체제의 핵심 원칙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 북한이 러시아에 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해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지원 시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지만, 현재 대사관에서는 확인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가 보장할 수 있는 부분은 북한의 장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발견되는 등 북한의 활동에 대한 명백한 증거를 포착하면 즉각 한국 정부에 알리겠다는 것이다.
-- 러시아가 끝내 국제사회에서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면 북한이 이를 빌미로 더 많은 도발을 일삼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우리가 (러시아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이는 일종의 '뉴노멀(new normal)'이 될 것이다.
향후 다른 나라들도 이러한 사례를 본보기 삼아 비슷한 행위를 자행할 수 있는 빌미를 주는 셈이다.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모든 범죄 사례를 수집해 국제재판소를 설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침략국을 경제적 고립으로 몰아가고 전쟁 조달 자금 역량을 최소한으로 위축시켜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역사의 옳은 편에 서고자 하는 모든 나라는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
--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지원할 것이 있다면.
▲ 일단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이 제공한 인도적 지원에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했다.
한국은 세계 6위 경제 대국이자 IT 선도국으로서 우리에게 군사적 지원을 포함한 더 강력한 지원을 할 수 있고, 그 역량도 갖췄다.
한국 정부의 결정이 바뀌길 기다리고 있고, 이는 그리 어려운 절차도 아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등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는 이해 속에 법을 개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커다란 사람이 거대한 막대기를 들고 대응할 힘이 없는 작은 사람을 위협한다면 옆에 있는 누군가는 그를 도와주려 하거나, 최소한 막대기라도 들려주지 않겠냐. 공격용은 아니더라도 우리를 보호할 방어용 장비 정도는 지원하는 게 도덕적으로 옳다고 본다.
한국 정부가 살상무기 제공 허용을 위한 해법을 찾기를 희망한다
--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해 한국과 협력할 만한 것이 있다면.
▲ 작년 말까지 우크라이나 내 인프라 손실 복구 비용은 1천400억 달러 수준이었다.
주거용 건물 15만 개가 파손되거나 붕괴했고, 학교 3천여 곳과 의료시설 1천100여 곳이 피해를 봤다.
(재건 사업 지원은) 한 지역이 대상이 될 수도, 한 도시, 또는 산업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한국 정부가 하나의 지역을 언급하길 기다리고 있다.
한국 기업 포스코가 1억 달러를 투자해 인프라(곡물 터미널)를 지은 미콜라이우(Mykolaiv)가 예가 될 수 있다.
미콜라이우의 주지사도 고려인 출신 비탈리 김이다.
이 지역은 러시아 점령지와 정확히 인접해 있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 한국과 신재생에너지 관련해서도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주우크라이나 한국 대사와 우크라이나 에너지 장관이 몇 주 전 만나 태양광·풍력 에너지 재건 및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기로 합의했고, 우리는 한국의 원전 기술에도 관심이 있다.
하지만 협상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우리는 한국의 여러 기업과 우크라이나 에너지 당국이 협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온라인 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아예 처음부터 가장 높은 곳에서 시작하기를 제안한다.
두 나라의 대통령이 전화 통화로 얘기를 나눈 뒤 최우선 과제와 핵심 기회를 타진하면, 이 메시지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한국 정부, 우크라이나인과 한국인에 걸쳐 펴져 나갈 수 있게 된다.
이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이러한 협력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고 싶다.
우리는 양국 정부 간 상시적인 대화 채널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총리(데니스 슈미할)의 한국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적당한 날짜를 정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그는 기업인들과 정부 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을 찾아) 직접 협력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그가 한국에 올 땐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가져올 것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방안을 담은 제안서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 방문에서 우리는 EDCF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