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줍줍 재테크'와 '피지털'이 올해 금융소비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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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로 안정적인 재무관리 지향경기 둔화 여파로 안전하고 절약 지향적인 재무관리 태도가 소비자의 금융생활 전반에 확산될 전망이다. 소비자의 ‘나’ 중심적 성향이 더욱 강화되면서 명품·스몰 럭셔리 소비는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이후 온·오프라인 영업점 통합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 속에 고도화되면서 1대 1 맞춤형 자산관리나 웨어러블(Wearable) 기반의 간편 결제 서비스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은행권은 연령이 낮아지는 미래 손님 모시기도 적극 준비하고 있다.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주목할 만한 금융소비의 특징을 제시한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 기회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제시하는 올해 금융소비 트렌드는 ▲디펜스 재테크 ▲줍줍 티끌 모으기 ▲‘나’에게 집중 ▲피지털 금융 서비스 ▲‘알파 세대’의 부상 등이다.
○자산운용은 보수적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가계 재무 상황이 작년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부정 전망(43%)이 개선 전망(12%)보다 4배가량 높다. 자산 가치를 지키려는 소비자의 노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고위험 고수익형 상품보다는 채권 등 안정형 상품으로 여유 자금이 이동하고, 자산 방어의 연장선에서 연금 등 장기 자산관리에 대한 인식이 강화될 것이다.적은 돈이라도 알뜰히 관리하려는 수요가 늘며 소비자의 소액 재테크 선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올해 재무관리를 위해 소액 재테크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소비자는 71%에 달했다.
○나를 지키는 가치 소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집계 결과 소비자의 66%는 건강관리, 외국어 학습 등 여러 가지 자기계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저축 습관 형성뿐만 아니라 건강 등 다양한 자기관리 분야와 연계된 챌린지형 예적금 등 금융 상품 출시가 예상된다.취향과 ‘경험 가치’가 중시되면서 명품뿐만 아니라 의식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소비자가 스몰 력셔리를 추구하는 경향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금융 서비스는 피지털화
‘피지털’이란 물리적 공간(Physical)과 디지털(Digital)의 합성어로 체험이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과 편리한 디지털 서비스 간의 결합을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 이후 소비자의 억눌린 공간 경험 수요가 폭발하며 유통 산업 중심으로 피지털 마케팅 붐이 일고 있다.과거 업무 목적에 집중되었던 금융사의 영업점 공간은 문화·브랜드 체험 공간, 혁신적 디지털 서비스가 강조되는 효율화 공간 등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알파 세대 모시는 은행들
2010년 이후 출생자를 지칭하는 ‘알파(α) 세대’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풍족하게 태어나 용돈관리 교육까지 받은 ‘내·돈·내·관’(내 돈은 내가 관리) 세대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은 미성년자 대상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특히 하나은행과 토스뱅크는 만 14세 이하까지도 대상으로 삼고 있다. 올해 알파 세대를 선점하기 위한 은행 간 경쟁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신상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23년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체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지점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려는 금융사의 '피지털'화 노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소비자가 경기 둔화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게 되면서 안전 지향적 자산 관리와 소액 재테크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