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할 때 무료 환전하고 바로 쓴다…해외 필수템 된 '트래블로그'
입력
수정
앱으로 발급받는 충전식 외화 선불카드
환전·해외 결제·인출 수수료 '0'
원화로 재환전할 때만 수수료 1%
"소비자에게 환율 자기 결정권을"
반년 새 이용자 60만, 충전액 1300억원

이런 불편을 개선하겠다며 나온 서비스가 외화 충전식 카드다. 코로나19로 굳게 걸어 잠겼던 국경이 열리고 해외 여행이 풀리면서 최근 부쩍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카드와 하나은행이 내놓은 해외여행 플랫폼 서비스 ‘트래블로그’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약 반 년 만에 이용자가 60만 명을 넘어서며 업계 선두로 떠올랐다.최근 서울 중구 하나금융 본사에서 만난 트래블로그 개발자 박정일 하나카드 하나머니사업부장은 “트래블로그로 실현하고 싶었던 것은 소비자의 ‘환율 자기 결정권’”이라며 “외화도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환율로 간편하게 바꿔서 쓸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은 것 같다”고 했다.
원하는 환율로 환전, 보이는 가격 그대로 해외 결제

또 결제 시점이 아닌 카드사가 해당 건을 매입하는 시점에 돈이 빠져나가는 경우도 많다. 요즘처럼 환율이 요동치는 시기엔 결제할 땐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이었는데, 돈이 실제로 빠져나갈 땐 1280원이 적용되는 뼈 아픈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트래블로그는 가상 계좌에 선불전자지급수단인 하나머니로 원할 때 외화를 충전해두고 결제하면 결제액 그대로 돈이 빠져나간다. 원하는 환율로 환전해 그대로 결제하지만 실제 현금을 들고 다닐 필요는 없다는 점에서 현금과 카드 결제의 장점을 합쳐놓은 셈이다. 전 세계 모든 마스터카드 가맹점에서 결제 가능하다.박 부장은 "일반 카드나 기존 외화 직불 카드(멀티 커런시 카드)들은 계좌 개설 같은 절차가 번거로운데다, 결국 수수료가 그 안에 녹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해외에서도 카드만 들고 다니는 게 가장 편리한데도 소비자들은 막연한 수수료의 공포를 벗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환율로, 해외에서 100달러를 쓰면 100달러 그대로 빠져나가는 카드를 만들어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수수료 없이 결제
환전·해외 이용 수수료도 없앴다. 원화를 하나머니 앱에서 주요 통화로 바꿀 때는 물론 해외 자동입출금기(ATM)에서 출금할 때, 카드로 결제할 때 모두 수수료가 없다. 단 지역에 따라 현지 ATM 운영업체가 이용 수수료를 물리는 경우가 있다. 트래블로그 이용이 가장 활발한 일본에선 세븐일레븐 ATM 인출이 무료다.시장 평균 환율 그대로, 수수료 없이 환전
충전했던 하나머니를 다시 원화로 바꿀 땐 5% 수수료가 붙는다는 게 단점으로 꼽혔지만 이달부터는 1%로 대폭 인하됐다. 김지윤 하나카드 하나머니사업섹션 주임은 “‘환테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외환당국 우려에 따라 최소한의 수수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며 “대신 수수료가 포함된 별도 환율이 아닌 정식 공시되는 매매기준율 그대로 적용한다”고 했다.국내 다른 비슷한 서비스들은 '수수료 제로'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소액의 환전 수수료가 붙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외환 취급 은행이 공시하는 매매기준율이 아닌 해당 서비스만의 자체 산출 환율을 적용하는데, 이 안에 보이지 않는 수수료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트래블로그는 시장 평균 환율인 매매기준율을 그대로 적용하고 환급 수수료 1%도 투명하게 공시한다"고 강조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