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의 자존심' 오설록의 변신 [하수정의 티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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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영업익 대폭 개선아모레퍼시픽의 차(茶) 브랜드인 오설록이 부활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독립법인으로 분사 후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두 자리 숫자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전면 리뉴얼, '카카오톡 선물하기' 시장 공략 등 마케팅 전략 변화로 고루한 차의 이미지를 벗고 젊은 세대를 포섭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9년 분사후 마케팅 전략 변화
매장 대대적 리뉴얼..온라인 공략
젊은 계층 고객군으로 확보
2년만에 매출 두배 증가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설록의 지난해 매출은 814억원으로 전년대비 25.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172.3% 늘었다. 분사 직후인 2020년 매출(477억원)에 비해선 2년만에 두 배 가까이 급성장한 것이다.오설록의 실적 개선은 오프라인 매장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때 60여개까지 늘렸던 매장은 대폭 축소했다. 현재 카페 형식의 티하우스는 7곳. 티하우스마다 개별적인 스토리를 입힌 것이 특징이다. 최근 리뉴얼한 서울 종로구 현대미술관점은 최근 에스프레소바 인기에 맞춰 '말차 바'를 도입했다. 전통 조경 기법인 차경(借景)을 통해 미술관의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칵테일바를 차린 북촌점과 갤러리카페로 꾸민 한남점도 변신에 성공한 매장으로 꼽힌다. 오설록 관계자는 "지나가다 매장을 들리는 것이 아니라 특색있는 곳을 목적지로 정해 찾아가는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며 "모든 매장을 동일하게 운영하지 않고, 각 매장별 메뉴와 인테리어, 마케팅 전략을 달리 가져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시장에 공격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오설록이 달라진 점 중 하나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선 선호도 상위 분야에 꼽힌다. 쿠팡 전용 선물세트나 네이버 풀필먼트 입점 등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접근하기 쉽도록 판매 전략을 바꿨다. 그 결과 지난해 온라인 매출 비중이 오프라인을 넘어섰다.
선대 회장 의지로 탄생한 브랜드의 부활
오설록은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 고(故) 서성환 선대 회장이 1979년 제주도 황무지를 녹차밭으로 개간하며 탄생했다. 올해로 44년 된 브랜드로, 아모레퍼시픽의 자존심으로 여겨진다.당시 서 회장은 "한국에서 건너간 일본의 차(茶) 문화가 산업적으로 성공한 반면 한국에선 타산이 맞지 않아 기업들이 손을 대지 않는다"며 직접 차 문화를 전파할 목적으로 오설록을 만들었다.제주에서 티백 제조, 녹차 성분 연구 등을 진행하던 오설록은 2005년 서울 명동에 티하우스 1호점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차 사업을 시작했다.
커피 전문점 확산에 따라 2015년을 기점으로 내리막을 걷게 된 오설록은 2019년 아모레퍼시픽그룹 자회사로 분사해 독립경영을 시작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