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패소로 파산위기 내몰린 美소렌토, 980억원 긴급 조달

유동성 확보로 숨통 트일 듯
중국계 자본가 패트릭 순시옹과의 소송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가 회사 운영 및 경영에 필요한 긴급 자금 7500만달러(약 979억원)를 조달했다.

소렌토는 JMB캐피털파트너스로부터 7500만달러를 조달하는 것에 대해 텍사스 남부 파산법원이 임시 승인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최종 승인은 내달 29일이나, 법에 따라 소렌토는 조달받은 자금을 즉각 사업에 투입할 수 있다. 헨리 지 소렌토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유동성을 확보해 정상적인 사업 운영을 보장해준 법원의 승인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암과 난치성 통증,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혁신 치료법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렌토는 지난해 12월 순시옹과의 재판에서 패소하면서 합의금 1억7350만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소렌토가 순시옹의 회사 난트셀에 제공하기로 한 항체를 주지 않아 손해를 입혔다는 순시옹 측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파산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소렌토의 자산은 약 10억달러며, 부채는 2억3500만달러 수준이다. 소렌토는 자산매각을 통해 합의금을 지불할 수는 있지만 사업을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없게 된다. 주주가치도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에 지난 13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냈다. 한국으로 치면 법정관리다.

소렌토는 올해 하반기에 나올 ‘캐치 앤드 킬’에 대한 법원 판결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소렌토는 순시옹이 그가 보유한 다른 회사를 통해 개발 중이던 화학항암제 ‘아브락산’의 성공을 위해, 소렌토의 경쟁약물 ‘신빌록’의 개발을 의도적으로 지연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순시옹의 회사는 신빌록을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전략을 캐치 앤드 킬이라 부른다. 순시옹은 아브락산을 셀진에 30억달러에 넘겼다. 셀진은 다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 740억달러에 인수됐다.소렌토는 소송의 결과로 발생한 채무가 소렌토에 국한된다는 내용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소렌토의 자회사 사일렉스홀딩스 및 신틸라파마슈티컬스 등은 이번 채무 관계와 무관하다.

유한양행은 2016년 소렌토에 12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이 회사의 지분 0.6%를 보유하고 있다. 유한양행과 소렌토의 합작사인 이뮨온시아는 소렌토로부터 도입한 물질(IMC-001)을 개발 중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22일 13시 28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