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조업 모태 제일모직 공장이 지역 스타트업 육성 요람으로

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대구캠퍼스 개소식…"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삼성 제조업의 '모태'인 제일모직 대구 공장 옛 부지가 지역의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삼성전자는 22일 대구시 북구 삼성창조캠퍼스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양금희·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C랩 아웃사이드 대구 캠퍼스' 개소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C랩 아웃사이드는 삼성전자가 2018년부터 국내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운영하는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지역의 우수 업체를 직접 선발, 육성하는 방식으로 지역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고도화하기로 하고, 첫 행보로 'C랩 아웃사이드 대구'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대구 소재 스타트업들이 서울로 오지 않더라도 기존의 C랩 아웃사이드 육성 프로그램과 동일하게 최대 1억원의 사업지원금, 성장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 등의 혜택과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C랩 아웃사이드 대구캠퍼스는 옛 제일모직 공장 부지인 삼성창조캠퍼스 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건물 2층에 450여평 규모로 조성됐다.

1956년 가동을 시작한 제일모직 대구공장은 1970∼80년대에 4천500명을 고용하는 대형 사업장으로 성장해 '수출 한국'을 주도했으나 1997년 구미 공장으로 통합 이전됐다. 삼성은 이 부지 활용 방안을 놓고 고민하다 2003년 지방 최초 오페라 전용극장을 건립해 대구시에 기증했고, 남은 부지에 삼성창조캠퍼스를 조성,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재 총 16개 동에 공공기관 9곳, 벤처 38개사, 상업시설 32개 등이 입주해있다.

홍준표 시장은 개소식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지역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힘쓴 덕분에 지역의 창업 인프라가 더욱 활력을 얻고 단단해지고 있다"며 "'C랩 아웃사이드 대구'에서 대구 첫 유니콘 기업이 나오기를 기대하겠다"고 응원했다. 삼성전자는 지역 창업 인프라 문제 해결을 위해 대구·경북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력, 지난 8년간 333개(대구 185개, 경북 148개)의 지역 대표 스타트업을 육성했다.

이들은 매출 8천700억원, 투자 유치 4천100억원, 신규 고용 4천100명 등의 성과를 냈다.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은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지역 내 혁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역 창업 기업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소식에 앞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추천과 전문가 심사를 거쳐 의료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뇌질환·언어장애 진단 플랫폼 개발 기업 '네오폰스', 태아·산모 건강진단 서비스 앱 개발 기업 '클레어오디언스' 등 지역 내 헬스케어, 로봇, 소재부품 분야 혁신 스타트업 5곳을 선발했다.

박기수 네오폰스 대표는 "대표적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삼성전자 C랩의 지원을 받게 돼 매우 기쁘고 기대된다"며 "음성과 언어를 활용해 질환을 예측하는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광주와 경북에도 C랩 아웃사이드를 열고 지역 창업 생태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작년 10월 취임사를 갈음해 올린 글에서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도입했으며 2015년부터 우수 사내 벤처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분사하는 '스핀오프' 제도도 실행하고 있다.

C랩 아웃사이드는 2018년 신설했다. C랩을 통해 현재까지 총 856개(사내 391개, 사외 465개)의 사내 벤처와 스타트업을 육성했으며, C랩 스타트업 526개(아웃사이드 465개, 스핀오프 61개)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조3천600억원에 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