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만원→3만원대로'…제주 렌터카 가격 5분의 1토막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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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풀리자 일본,베트남 여행 수요 빠져코로나19기간 천정부지로 치솟던 제주도 렌터가 가격이 5분의 1토막이 났다. 코로나 방역조치가 완화되자 국내 관광객들이 일본과 베트남 등 해외 여행 수요로 빠져나간 것이 직격탄이 됐다.
항공편수 줄자 저가항공 티켓값 상승 '악순환'
쏘나타 1일 평균 가격 15만원서 3만원대로
계절성 요인 감안해도 가격 변동 심해
제주도 렌터카 플랫폼 네이처모빌리티의 가격동향 그래프에 따르면 중형차 쏘나타 뉴라이즈 기준 1일 평균 대여가격이 11만2289원(2019년7월31일)이었다. 코로나가 정점이던 때에는 17만9742원(2020년8월3일)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11만8172원(2021년7월30일)로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 재확산으로 또다시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15만9226원(2022년8월2일)으로 상승하다 최근 들어서야 가격이 다시 안정세로 돌아오고 있는 추세다.제주 관광 비수기라는 계절성 요인을 감안해 동월동일로 비교해봐도 가격 변동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하루 대여가격이 1만9200원(각각 3월30일 기준)이었지만 2021년에는 8만18원까지 치솟았다가 2023년 현재는 3만5087원으로 낮아졌다. 최고점 가격과 비교하면 5분의 1토막 이상 난 것이다.
렌터카 시장이 어려워 진 것은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항공사들이 국내 항공 편수를 대폭 줄인 영향이 크다. 현재 티웨이와 제주항공의 주말 왕복항공권 가격은 피크시간대에는 최고 24만원에 달한다. 저가항공 티켓값이 과거 대한항공 티켓값만큼 치솟으니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제주 렌터카 시장이 출렁이자 렌터카 스타트업들은 앞다퉈 해외진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제주 렌터카는 대략 3만2000여대 규모로 SK와 롯데와 같은 대기업이 1만2000여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나머지 2만여대를 '제주패스'를 운영하고 있는 캐플릭스와 '찜카'를 운영중인 네이처모빌리티가 양분하고 있다. ‘제주패스’를 운영하는 모빌리티 기업 캐플릭스는 제주도에서 최초로 실시간 렌트카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야놀자가 2대 주주가 되면서 숙박과 렌터카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캐플릭스는 지난 1월 대통령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도 참석해 아부다비에서 렌터카 기술력을 현지 투자자들에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일본 렌터카 시장에 키오스크도 수출하면서 25분 걸리던 렌트 업무를 3분으로 줄이는 기술력을 통해 현지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캐플릭스 관계자는 “제주 시장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올해 일본 등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처모빌리티는 지난해 10월 자본시장이 얼어붙기 직전 100억원의 실탄을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하기보다 글로벌로 눈을 놀렸다. 최근에는 사이판, 괌, 캘리포니아, 일본까지 진출에 나서고 있다.
비록 제주 렌터카 가격 급감했지만 렌터카 업체들에게 미치는 타격은 적은 상황이다. '코로나 호황기'에 이미 충분한 현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렌터카 업체의 또다른 수입은 4년 마다 차량 교체시기에 발생하는 중고차 판매 금액이다. 코로나 기간 이미 충분히 돈을 벌어 놓은 데다 차량 교체 시기가 맞물리며 거액의 중고차 판매금이 들어왔다. 신차는 할부로 구매가 가능해 몫돈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다.제주 렌터카 관계자 “당분간 국내 관광객 방문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 비자가 풀려도 대부분 단체관광객으로 전세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때문에 렌터카 시장에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