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男, 여자 만나는 법 홍보하더니…이번엔 미성년자 폴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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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지자체 홍보 영상, 잇따라 논란전북도가 '홍보 영상'으로 잇따라 구설에 오르면서 유감을 전했다.
전북도 "점검 시스템 강화해가겠다"
2일 전북도 측은 "제작 의도는 분명 아니지만, 시각에 따라 부정적 평가도 내릴 수 있다고 본다"며 "지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존 영상들에 대해 즉각 조처(삭제)를 하고 향후 제작 영상에 대해서는 사전 점검 등 철저한 자구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논란이 된 영상은 지난해 10월 공개된 전북 진안 마이산 홍보 영상이다. 전북도는 지역 시·군 관광명소 홍보를 위해 지난 가을부터 '전북으로 놀러 와'란 주제로 10개 시·군에 대한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을 제작·홍보해 왔는데 이 중 하나였다.
'마이산의 불빛과 어우러진 화려한 폴댄스'라는 제목으로 제작된 영상에는 11세 소녀가 등장해 폴댄스를 춘다. 이후 영상 말미에 '진안으로 놀러 와'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하지만 마이산과 폴댄스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는 점, 폴에 신체 일부를 부착해 마찰력을 이용하는 폴댄스 특성상 노출이 심한 옷을 입어야 함에도 영상에 등장하는 소녀가 초등학생이었다는 점에서 선정성 논란이 불거졌다.이에 진안군 측은 "해당 영상 출연자는 전북 출신의 세계적 키즈 폴스포츠 선수"라며 "진안의 명소(마이산)를 예술적 감각으로 홍보하고자 기획·제작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비판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전북도에서 제작된 영상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최근에도 생활체육 국제종합대회인 '2023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 대회' 홍보 영상에서 40대가 될 때까지 이성 교제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던 남성이 어린 조카의 조언을 듣고, 생활체육을 통해 자신감을 찾으면서 20대 여성과 연애에 성공했다는 스토리를 담은 콘텐츠를 공개했다 뭇매를 맞았다.
주제와 구성, 완성도 모두 떨어질 뿐 아니라 국제대회 성격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을 뿐 아니라 "여자를 만나기 위해 운동한다는 걸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인한 국제대회 홍보 영상에서 말한다는 게 말이 되냐"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결국 문제의 영상은 삭제됐다.
해당 영상은 약 한 달간 촬영됐고, 1000만 원 정도의 제작비가 들어갔다는 내용까지 알려지면서 "제작비를 다 어디로 썼냐"는 비난까지 나왔다.연이은 홍보 영상 논란에 담당 실무자와 부서장에 대한 문책설까지 흘러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지자체 제작 홍보 콘텐츠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안일한 접근이 아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담당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