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경북형 교육혁신…기업·대학 묶어 특화산업 인재 공급

구미 반도체·방산 이어
포항 2차전지 인재양성 계획

안동 바이오·영주 베어링 등
특성화 학과 발굴·실습 확대
이철우 경북지사(왼쪽 첫 번째)가 지난 1일 금오공대에서 열린 제1차 인재양성전략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세 번째)에게 ‘고졸청년 성공시대 3대 인프라 구축’ 등 경북의 교육 혁신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상북도 제공
경상북도가 지역 기업과 대학을 묶어 지역에 특화된 산업이나 지방 투자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미리 육성해 공급하는 새로운 교육 혁신에 나섰다. 지역에 필요한 우수 인재는 지역이 책임지고 키워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의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경상북도의 이런 교육 혁신은 ‘지방시대’를 국정과제로 채택한 윤석열 정부의 국가 균형발전의 새 모델이 될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상북도는 올해 전국 최초로 지방시대정책국을 만들고 인재 양성과 기술개발 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했다. 구미의 반도체와 방산업체 등을 방문해 산업현장의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제시한 과제다.경상북도와 구미시, SK실트론, LIG넥스원, 금오공대와 금오공고 등 교육 및 기업 지원 기관은 지난달 31일 금오공대에서 ‘지역산업 기반 인재 양성체계 구축’ 업무 협약식을 했다. 이들은 맞춤형 교육 과정 및 현장과 동일한 실습 체계를 갖춘 뒤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한 우수 졸업생의 50%를 우선 취업시키기로 했다.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시설·장비 구축에 드는 예산은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부담해 지역 주도 산업 인재 양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경상북도는 이어 15일에는 포항시청에서 포항시, 경북 소재 산학 기관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전지 산업생태계 구축 및 인재 양성 업무협약식’을 열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1일 구미 금오공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인재양성전략회의에서 “수도권의 청년 독과점을 지방 중심 인재 양성으로 풀어나가겠다”고 밝히며 이 같은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경상북도의 이런 인재 양성과 교육 혁신은 기아 등 기업 유치를 위해 미국 조지아주가 오래전부터 운영해온 ‘퀵스타트 교육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발전시킨 것이다.조지아주는 2000만달러를 투자해 6000㎡ 규모의 기아 조지아주 트레이닝 센터를 세우고 실제 기아의 생산 현장과 똑같은 환경을 조성해 공장 준공 전 미리 인재를 교육했다. 트레이닝 센터 이수자들은 기아 공장 준공과 동시에 곧바로 생산 현장에 투입됐다. 2009년 이수자 900명 중 450명이 기아 공장에 취업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조지아주는 1967년 이 프로그램을 시작해 지금까지 5000여 개 프로그램으로 70만 명을 교육했다.

경상북도는 고졸 청년들을 위해서도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잘사는 지방시대를 만들겠다는 경북의 야심찬 프로젝트다. 고졸 청년들을 위해 △고졸 취업자 학위 취득 무상 지원 △취업 2년 후 대졸 수준 임금 보장 △군 복무 복귀 시 상여금 300%(최대 800만원) 지원이라는 통 큰 대책을 마련했다.

박성수 경상북도 지방시대정책국장은 “올해 금오공고, 구미전자공고 등 마이스터고와 연계해 1시군-1 대학-1 기업을 지역 전략산업과 매칭하고 포항 2차전지, 영주 베어링, 안동 바이오 등 특성화 학과 발굴과 교육 실습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이철우 경북지사는 “결혼 장려금과 주거 지원비뿐만 아니라 출산과 보육, 돌봄까지 해결하는 생애주기별 지원 정책을 마련했다”며 “이제 지역이 필요한 우수 인재는 우리가 책임지고 키워 지방에서 성공하는 지방시대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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