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식물 NFT로 발행…수목원 VR로 심리치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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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목원 운영하는 한수정세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실천에 나서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쓰레기 줍기, 나무 심기 등의 활동으로는 한계가 있다.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산림생물 다양성 보전과 산림생물자원을 활용해 산림생물을 체계적으로 보전 복원하고, 탄소흡수에 기여하는 사업을 본격화한다. 탄소 발생량을 수치로 낮추는 산업체계와 달리 생물다양성 보전량은 수치로 계량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꾸준한 투자와 교육, 기업·기관 연계,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미래 세대를 위해 ESG를 실천하고, 국민들의 참여를 독려해 ESG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생물다양성 확보·보전에 힘써
환경리더 양성 등 ESG사업도
○전국 64개 수목원 자생식물 보전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나무 심기 활동을 넘어 어떤 나무를 어디에 심고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곳이 수목원(식물원)이다.수목원은 식물의 보전원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 산림 전용과 기후 위기에 따른 서식지 감소 등으로 자생지가 사라진 식물을 보전하는 ‘생물다양성 보전 기관’이다. 전국에 64개 수목원(식물원)이 특화된 지역 자생식물을 보전하고 있다.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은 기후·식생대별 국가수목원을 운영·관리하는 산림청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2021년 ESG 경영을 선포하고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수정은 2021년부터 유한킴벌리, 네파 등 3개 기업과 ESG 민간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는 참여 기업을 12개로 늘리는 등 사업을 대폭 확대했다. 구상나무 등 멸종위기 고산침엽수 보전 사업에서 밀원수와 희귀·특산식물 보전, 산불피해지 산림 생태 복원 등으로 다각화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구상나무 현지외 보전원 조성 사업부터 대국민 캠페인과 미래 환경리더 양성 프로그램 등 기업별 특화된 ESG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외 보전은 존속이 어렵거나 자연 상태의 보전이 어려운 생물을 인위적으로 조절된 여건에서 보전하는 방법을 말한다.
한수정은 디지털을 접목해 부산꼬리풀 등 국내 멸종위기식물을 디지털아트로 제작한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발행했다. 또 수목원 가상현실(VR)을 적용한 재해·재난 관련 근로자(소방관 등) 심리치유 지원 사업도 진행한다.
○사라질 위기 놓인 사립수목원 지원
수목원은 현지외 보전 외에도 교육, 전시, 연구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동시에 지역 사회·경제와 국민 휴식 공간 제공 등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K-ESG 기준(산업부) 및 ESG 모범규준(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산림 분야 활동이 반영되는 만큼 수목원과의 협력은 국내외 ESG 활동으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활동 범위도 무궁무진하다.하지만 사립수목원은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방문객 감소와 물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사립수목원이 존폐의 갈림길에 서면서 수목원 식물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한수정은 위기에 놓인 사립수목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과 지역 수목원을 연결하는 등 지속할 수 있는 가치 창출과 국민의 행복에 기여하고 자연과 국민을 연결하는 플랫폼 기관을 실현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민·관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온라인을 활용한 ESG 사업 매칭 서비스를 운영한다.
한수정은 ESG 실천 노력으로 지난해 대한민국환경대상을 비롯해 대한민국 ESG 경영대상, 대한민국 ESG·CSR 경영대상, 올해의 광고PR상 금상(공공기관 부문)을 수상했다.환경경영시스템, 공정채용 우수기관, 교육기부 우수기관,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권경영시스템 등 대외 인증 실적도 달성했다. 인권영향평가에서는 1등급을 차지하는 영예를 얻었다.
류광수 이사장은 “식물을 지킬 방법을 찾는 수목원과 ESG 추진 방안을 모색하는 기업이 협력한다면 생물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국내 수목원의 다양성도 유지될 수 있다”며 “민·관의 노력과 더불어 국민의 지속적인 동참이 함께 이뤄질 때 모든 생물이 멸종의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