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여파…美진단기기 기업 루시라헬스 파산 신청

[이우상의 글로벌워치] 나스닥 상장 분자진단업체
코로나19 유행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파산을 신청한 나스닥 상장 진단기기 업체가 나왔다.

미국 루시라헬스는 22일(현지 시간)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빠르게 사업 및 자산을 매각할 예정이다. 파산 절차 기간 동안에는 고객 지원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루시라헬스는 코로나19 유행 기간 급속도로 성장한 진단기기 업체로 꼽힌다. 신속항원 진단보다 정확하고, PCR(중합효소연쇄반응)보다 빠른 분자진단 기술을 앞세웠다. 국내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기관 투자자들이 국내 분자진단 업체 아토플렉스에 투자하며, 루시라헬스를 유사기업(피어그룹)으로 활용해 알려졌다.

루시라헬스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2월 5일 주당 17달러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같은 달 12일엔 33.49달러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시가총액이 13억4500만달러(약 1조75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첫 흑자전환을 할 때만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키트도 내놨다. 분자진단 기술을 이용해 11분 만에 양성, 30분 만에 음성을 판단할 수 있는 PCR 수준 정확도의 검사키트였다. 하지만 늦은 허가에 발목을 잡혔다. 8월 기대했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11월에 이뤄지면서 루시라헬스는 2022년 신제품으로 매출을 내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에 9305만달러(약 1200억원)의 매출과 순손실 6483만달러를 기록했다. 주가 또한 0.23달러까지 내려앉았다.에릭 엥겔슨 루시라헬스 대표는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지난해 급감했으며, 여기에 대비하기 위한 코로나·독감 복합 진단키트를 출시하고자 했으나 FDA 승인이 늦어지면서 지출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루시라헬스는 비즈니스컨설팅회사 아르마니노와 협력해 사업 및 설비를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코로나 진단 관련 기업들의 실적 또한 악화되는 모양새다. 씨젠의 2022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각각 37.7%와 70.6% 급감했다. 수젠텍의 지난해 매출은 31.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30.4% 감소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23일 13시 56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