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이번 동결, 기준금리 인상 끝났다는 의미 아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관련해 "이번 동결은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23일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 1년 반동안 이어 온 금리인상 행보를 일단 멈췄지만,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은이 앞서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상대 현안 보고 자료에서 "고물가 고착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긴축적 수준까지 인상했다"고 밝힌 만큼, '상당 기간 긴축기조 유지'는 앞으로 수개월 사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동결 또는 인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앞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과 IT 경기 회복 등으로 국내 성장세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선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지난해 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 효과, 수요 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낮아지겠지만,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 등으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서는 둔화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면서 "향후 물가 전망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인상폭과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해 11월 전망치(3.6%)를 다소 밑도는 3.5%로 전망했다.

경제부 전민정 기자 jmj@wowtv.co.kr



정효림 블루밍비트 기자 flgd7142@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