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하락세 둔화…2주 연속 낙폭 줄여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서울 집값 바닥 쳤나…하락세 약해져
매매가 따라가는 전셋값, 전주보다 덜 내려
남산에서 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한경DB
서울 집값이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다. 2주 연속 낙폭이 줄어들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집값이 더 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기준금리 상승이 멈췄고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일부 단지에선 상승 거래도 나오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집값은 0.26% 하락했다. 다만 전주(-0.28%)보다 낙폭이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5주 연속 낙폭을 줄어들었던 서울 집값은 이달 첫째 주(6일) 다시 낙폭이 커졌다가 전주와 이번 주 2주 연속 낙폭을 줄였다.낙폭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하락세는 계속되고 있다. 금천구는 이번 주 0.54% 내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금천구 시흥동 '럭키남서울아파트' 전용 49㎡는 전날 4억5000만원에 직거래됐다. 직전 중개 거래 6억1000만원보다 1억6000만원 하락했다.

같은 동 '삼익' 전용 84㎡도 지난 11일 5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지난해 최고가(6억5000만원, 1월)보다는 1억원, 직전 거래(5억7000만원, 11월)보다는 2000만원 더 내렸다.
서울 성북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강서구(-0.44%)도 낙폭이 컸다. 강서구 내발산동에 있는 '마곡수명산파크4단지' 전용 84㎡는 지난 4일 7억4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2021년 10월 12억원에 거래된 이후 첫 거래다. 직전 거래보다 4억6000만원 내렸다.강북구는 0.38% 내렸다. 미아동에 있는 '삼성래미안트리베라2단지' 전용 84㎡는 지난 11일 8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2021년 5월 마지막 거래인 9억9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 하락했다. 번동에 있는 '번동한양아파트' 전용 84㎡도 지난 7일 5억1000만원에 팔려 불과 4일 만에 2000만원 내렸다.

광진구(-0.38%)도 집값이 떨어졌다. 광장동에 있는 '현대3' 전용 84㎡는 지난 4일 10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7월 직거래 된 15억5000만원보다 5억원 하락했다. 자양동 '우성2' 전용 51㎡는 지난 10일 7억65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해 전월 거래된 7억9000만원보다 2500만원 내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수인 우위 시장이 유지되는 상황으로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 금융권 대출금리 하락 등으로 주요 단지에서 상승 거래가 일부 발생, 전체적으로 낙폭이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전셋값도 낙폭이 줄고 있다. 서울 전셋값은 이번 주 0.81% 내렸다. 전주(-0.91%)보다 하락세가 둔화했다. 동작구는 1.69% 떨어졌는데 동작동, 상도동, 사당동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내렸다. 강남구(-1.24%)는 신규 입주 물량이 있는 개포동과 대치동, 도곡동 주요 단지가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금천구(-1.15%)는 시흥동, 독산동 대단지에서, 강서구(-1.03%)는 가양동과 등촌동 오래된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졌다.

성동구(-1.09%)는 금호동과 응봉동, 마장동을 중심으로, 광진주(-0.92%)는 광장동, 구의동, 자양동에서 전셋값이 하락했다. 용산구(-0.86%)와 강북구(-0.73%) 등도 전셋값 하락을 지속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신규 입주 물량으로 인한 공급 증가, 역전세 우려 등으로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세입자 우위 시장이 지속 중"이라고 했다.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지난달까지 7회 연속 계속되던 금리 인상 기조를 1년 반 만에 멈춘 것이다. 높은 금리가 부동산 시장을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던 만큼 금리가 동결되면서 위험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