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수요 늘 것"…엔비디아, 올 42%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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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매출 60.5억弗 기록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표주자인 엔비디아가 챗GPT 등 AI 챗봇 열풍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반도체업계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약화로 고전하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선방했다.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 손실 폭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실적 나빴지만 추정치 웃돌아
데이터센터 매출은 11% 증가
시간외 거래서 8.9% 상승
자체 AI 클라우드 서비스 발표
1분기 매출 전망도 기대 이상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작년 11월~올 1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한 60억5000만달러, 순이익은 53% 줄어든 14억1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주당순이익(EPS)은 0.88달러였다. 크게 후퇴한 실적이지만 월가 추정치인 매출 60억달러와 EPS 0.81달러를 웃돌았다.반도체 ‘빙하기’지만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성장할 것으로 자신했다. 올 1분기 매출 65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추정치인 63억3000만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변곡점에 있다. 많은 기업이 머신러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엔비디아 반도체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여러 가지 연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뛰어난 AI용 반도체로 꼽힌다.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기대 이상의 실적에 힘입어 시간 외 거래에서 8.89% 상승한 225.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엔 0.48% 올랐다. AI 챗봇 열풍의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서만 42% 급등했다.
자체 AI 클라우드 서비스도 공개
GPU 판매 실적을 포함한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한 36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업체들이 이전보다 GPU를 더 많이 구매했기 때문이다. 최근 챗GPT 열풍으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빅테크는 AI 챗봇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엔비디아는 이날 자체 AI 클라우드 서비스도 발표했다. 오라클, MS, 구글과 협력해 엔비디아 GTX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활용하면 손쉽게 브라우저에 접속해 AI에 필요한 머신러닝을 수행할 수 있다. 새로운 플랫폼은 AI 데이터 전문가가 없는 기업의 자체 AI 인프라 구축을 돕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업이 필요에 따라 AI 서비스와 제품을 조정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게임 부문은 작년 4분기에도 침체를 피하지 못했다. PC 산업 의존도가 높은 게임 부문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급감한 18억3000만달러였다. 월가 추정치 평균인 16억달러를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올해 게임 부문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 CEO는 “고객인 PC 제조사들이 기존에 쌓인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신규 구매를 줄여 실적이 나빠졌다”면서도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겪었던 침체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