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늘어난 이자이익 중 5%도 소비자에 안 돌아가"

이복현, 상생금융 간담회서
은행들 '이자 장사' 또 질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 오른쪽)이 “수조원 늘어난 은행의 이자수익 중 5%, 10%도 소비자한테 돌아가지 않았다”며 ‘은행 때리기’를 이어갔다.

이 원장은 23일 하나은행 본점에서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전문가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은행권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면서도 국민과 상생하려는 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이 ‘이자 장사’로 손쉽게 번 돈을 과도한 성과급으로 분배해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줬다고도 질타했다. 이 원장은 “은행 최고경영자(CEO)의 상생의지나 노력으로 극복되면 좋겠지만 그게 안 된다면 제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일회성, 전시성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진정으로 상생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습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관계자들도 은행권에 중소기업의 신용등급 하향 유예,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상품 개발, 정책금융기관의 보증 비율 100%로 확대 등을 요청했다. 각 은행이 예대금리차 상한선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적극 개선해 나가겠다”며 주요 금융소비자 지원 방안을 소개했다. 다음달부터 햇살론15 차주를 대상으로 1년간 대출 잔액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월 나눠 캐시백해주고, 연 7% 초과 고금리 대출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이자를 최대 2%포인트 깎아주겠다는 게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이날 최근 관치 논란이 불거진 금융지주 이사회와의 정례 면담 방침에 대해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권고 사항이고 미국 영국 프랑스에서도 시행 중”이라며 추진 의사를 강조하기도 했다. 각 은행 이사회와 최소 연 1회 이상 면담을 진행하고, 전체 은행 및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대상 간담회도 상·하반기로 나눠 시행하기로 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