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일단 멈춤'…"3.75%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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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오늘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며 지난해 4월부터 7차례 연속 이어지던 금리인상 행진이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일단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며 물가 안정 효과나 경기 타격 정도를 지켜보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한은은 한템포 쉬어간 것일 뿐, 추가 인상 여지는 남아 있다며 '최종금리 3.75%'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전민정 기자가 전합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4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을 멈춘 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고려한 결정이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예상대로 다음달 4%대로 낮아지고 올해 말에 3%대 초반으로 내려갈 것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기에 일단 숨고르기하며 시장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겁니다.
이창용 총재는 "경기를 위해 물가를 희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시장에선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도 이번 금리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합니다.
수출 부진과 소비 위축 여파에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더 올릴 경우 물가 안정 효과보다는 경기 침체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수 있어서입니다. 한은도 오늘 "국내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며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낮춰잡았습니다.
다만 한은의 이번 금리 결정은 '인상 같은 동결', '불안한 숨고르기'로 평가됩니다.
일단 금리인상 행진은 막을 내렸지만, 추가 인상 여지를 분명히 남겼기 때문입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목표인 2%대로 낮아지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도 시기상조"라고 못박았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인상 기조가 끝났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나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입니다.]
미국 연준이 다음달에 기준금리를 올리고, 5%대 고물가와 킹달러 흐름마저 이어질 경우, 당장 다음 금통위 회의가 열리는 4월에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선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