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년반만에 '숨고르기'…금리 동결론 우세
입력
수정
한국은행이 오늘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인상 또는 동결할지 결정합니다. 시장에선 경기 침체 위기가 커지면서 일단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데요.
한편에선 미국이 계속되는 긴축 행보에 이번에도 또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전민정 기자 전해주시죠.
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늘 오전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합니다.한은은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2021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10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는데요.
일단 시장에선 이달엔 1년 반 동안 이어오던 금리 인상의 랠리를 멈추고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에 우세합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최근 정부가 경기 둔화 국면을 공식 인정할 만큼 경기 침체 위기가 커졌다는 점이었는데요.
실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0.4% 감소하며, 2년여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무너졌고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큰 상황입니다.
또한 부동산 시장 침체와 같은 통화정책 긴축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가파른 금리 인상의 효과나 경기충격의 정도를 지켜보기 위해 한은이 '한박자' 쉬면서 불확실성 점검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어제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던 환율이 두달만에 1,300원을 다시 돌파했는데,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또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지난해 1,500원 선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이 올 초 1,200원대까지 내려와 안정을 찾으면서 당초 이번엔 '금리 동결'로 굳어지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17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역적자 위기감마저 고조되면서 결국 환율이 1,300원선을 넘나들자,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는 시각이 많아진건데요.
미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 시장 전망대로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다면, 현재 1.25%포인트인 한·미 금리 차는 최대 1.7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됩니다.
미국과의 금리 차가 벌어질수록 국내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은 더 높아지게 되는 만큼, 한은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겠죠.
여기에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는데요.
소비자물가는 6개월째 5%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고, 공공요금 인상에 앞으로 1년간 소비자가 예상하는 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한은이 오늘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맞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하되, 이창용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인상 여지를 남기는 매파적 시그널을 줄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금통위원 의견이 3대 3으로 갈리면서 이창용 총재가 결정권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고요.
오늘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인 1.7%에서 1%대 중반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연내 금리 동결 기대감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네, 경제부 전민정 기자였습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