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내버스업체들 운행 중단 선언 잇따라…"적자 감당 못해"(종합)

"코로나로 승객 줄고 보조금도 끊겨"…지방정부들 뒤늦게 진화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과 봉쇄에 따른 승객 감소와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재정난을 감당할 수 없게 된 시내버스 업체들의 운행 중단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고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매체가 23일 보도했다.
허난성 상추시 대중교통유한공사는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웨이신 계정을 통해 "다음 달 1일부터 모든 노선 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업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과 정부 재정 보조금 부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심각한 손실을 봐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직원 임금과 사회 보장금이 연체됐으나 지불할 능력이 없고, 전기차 버스의 충전 요금과 보험비도 납부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더는 시민의 발 역할을 하는 공익사업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버스 운행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얼마 뒤 "운행 중단은 없을 것"이라며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번복하고, 혼란을 끼친 데 대해 사과했다. 이 업체는 상주인구 700만여 명인 상추에서 유일한 시내버스 업체로, 2천500여대의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될 경우 교통 대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시 당국이 개입했기 때문이다.

상추시는 "이 업체는 2006년 민영 회사로 전환됐으며 시 정부는 차질없이 보조금을 지급해왔다"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운영난이 가중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대응팀을 구성, 실사를 거쳐 문제를 해결해 시내버스가 정상 운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랴오닝성 젠창현, 허난성 단청현, 헤이룽장성 모허시, 산시(陝西)성 딩볜현에서도 적자를 견디지 못한 시내버스 업체들이 운행을 중단해 지방정부들이 진화에 나선 바 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모허시의 버스 업체 관계자는 "승객 수가 너무 적고, 2020년 이후 보조금도 지원되지 않아 매년 100만위안(약 1억9천만원)의 적자가 난다"며 "인구가 적은 대부분 지역의 사정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들 도시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 많은 지역의 시내버스 업체들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통제를 위해 엄청난 재정을 쏟아부었고, 재정 수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유토지 매각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저조해 재정난이 가중됐다.

지난해 광둥성이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에 711억 위안(약 13조3천억 원)을 썼고, 저장성 등 상당수 성·시도 수조 원대의 코로나 방역 비용을 지출했다고 관영 매체들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작년 중국이 재정 적자는 8조9천600억 위안(약 1천635조 원)에 달해 역대 최고의 적자 폭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