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감원 덕에 분기이익 2년 만에 증가…성장세는 둔화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사진=EPA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작년 4분기에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감원 등 비용 절감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인 알리바바는 23일(현지시간) 작년 4분기에 매출 2477억위안(약 46조4800억원), 순이익 468억위안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는 3월 결산법인으로 회계연도상으로는 3분기다. 매출은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추정치 평균(2451억위안)을 웃돌았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 69% 증가했다. 매출 상승률은 3분기의 3%보다 둔화했다. 반면 순이익은 3분기 224억위안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순이익이 늘어난 것은 비용 절감에 주력한 덕분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분기에 4000여명, 연간으로는 1만9000여명을 감원했다. 감원 이후 작년 말 기준 임직원 수는 23만9740명이었다. 알리바바는 과거 오프라인 유통망 구축부터 미디어,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덩치를 키웠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중국 당국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압박을 본격화하자 2년여 동안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핵심 사업인 중국 전자상거래 매출이 1699억위안으로 1% 감소했다. 세 분기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여온 클라우드 부문 매출도 3% 증가에 그쳤다. 국제 전자상거래는 18%, 물류 부문(차이나오)은 27% 늘어났다. 올해 중국 내수 시장은 '제로 코로나' 방역 철폐에 따라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장융 알리바바 회장은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올라서고 소비자 신뢰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징둥닷컴, 핀둬둬 등이 벌이는 할인 경쟁에 대해선 "저가 전략은 유통업계에서 언제나 존재했다"며 "알리바바는 현재 우위의 기반이 된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의 작년 3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2.7% 감소한 30억5000만위안이었다. 2분기 -63%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앤트그룹의 실적은 알리바바 재무제표에 한 분기 늦게 반영된다. 앤트그룹 이익 감소의 주된 원인은 해외 주식 투자의 평가 손실이라고 알리바바는 밝혔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