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떨어진 아파트에 주목하세요"…부동산에도 '기저효과'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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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기업들의 실적 시즌입니다. 이때 자주 들을 수 있는 경제용어가 기저효과(Base Effect)입니다. “기저효과로 좋은 실적이 나왔다”,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아 내년에는 기저효과가 기대된다” 등의 해설이 나옵니다. 기저효과란 기준시점에 따라서 경제지표가 원래의 상태보다 크게 부풀리거나 혹은 위축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즉, 기준을 잡는 것에 따라서 결과가 바뀌는 것인데요. 일종의 통계적 착시입니다. 현재 갈팡질팡하는 부동산시장의 데이터들도 기저효과를 대입하면 어렵지 않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기저효과와 정반대의 뜻을 가진 역기저효과도 있습니다.
많이 하락한 지역,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기저효과가 중요한 이유는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입니다. 착시효과가 주가나 부동산가격에 심리적인 효과를 보입니다. 자산시장에 투자할 때는 실제 기업이나 부동산 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보고 판단해야 하나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좋은 것은 더 좋게, 나쁜 것은 더 나쁘게 인식되기도 합니다.최근 아파트 매매가격의 하락폭이 줄었다고 합니다. 주간단위로 1%대씩 하락하던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0.28%(2월 2째주)의 하락으로 줄었습니다. 하락폭이 줄어든 것이지 하락이 상승으로 반등한 수치는 아닙니다. 최악의 부동산 시장이었던 작년의 경제상황을 기준시점으로 비교하면, 가격지표가 실제보다 부풀려져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기저효과 때문입니다. 0.28%의 하락도 연간 기준으로 집계하면 15%에 가까운 하락률입니다. 심각한 변동폭이지만 매주 1%대의 하락보다는 훨씬 더 긍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겁니다.
부동산 시장의 데이터들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도 집계하는 방식과 표본 그리고 발표하는 시간에 따라 같은 부동산 시장도 달라 보이기 때문입니다. 적게 하락하던 많이 하락하던 지금은 조정기이므로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적어도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기간동안 추이를 살펴봐야 제대로 된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작년과 비교하면 심리도 많이 개선됐고 아파트 거래량 또한 꽤 늘었습니다. 방향은 긍정적이나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부동산 시장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아파트 거래량의 증가는 눈에 띕니다. 물론 몇 달간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거래량이 늘어나면 부동산시장에는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늘어나는 아파트 거래량 또한 기저효과에 따른 점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래절벽을 초래했던 문재인 정부 시절을 제외하면 지난 10년간 서울의 아파트는 매달 1만건이 거래됐습니다. 반면 작년 평균 거래량은 1000건에 불과했으니 거래절벽이라는 말이 나올 만합니다. 서울의 거래량을 살펴보면 매매가격이 많이 조정을 받은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 집계가 완료되진 않았지만 전월(2022년 12월)과 비교해서 서울에서 아파트 매매거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성북구, 송파구, 도봉구, 강동구입니다. 작년 같은 기간(2022년1월)과 비교하면 도봉구, 중랑구, 동대문구, 강동구 순으로 많이 증가했습니다.
KB국민은행 자료에 의하면 지난 1년간(2022년 1월~2023년 1월) 7%이상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지역은 도봉구(-8.9%), 강동구(-8.74%), 노원구(-8.19%), 성북구(-8.18%), 송파구(-8.03%), 동대문구(-7.28%)입니다. 전월과 비교하던,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던 가격이 많이 하락한 지역의 거래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기저효과가 적용되지만 세부지역, 세부단지로 시야를 좁히더라도 기저효과는 적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주택수요자들은 많이 하락한 지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생활인프라나 지역분석 등 기본적인 사항은 살펴야 하겠지만 부동산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현재는 많이 떨어진 지역이 거래량이 늘면서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큽니다. 자산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주기성과 순환성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회복될 때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지역이 어디인지를 지금부터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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