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점점 튀어나와요"…이연걸·서유리가 앓은 '이 병'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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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 돌출 부르는 '그레이브스병'
피로감, 가슴 두근거림 등 증상 다양
"그레이브스병 진단을 받았어요. 안구 돌출 증상까지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저 역시 그 증상이 동반돼 치료받고 있어요. 요즘 '눈이 빠질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은 이유가 있었네요. 결국 치료 방법은 눈을 집어넣는 수술밖에 없다는데, 이래저래 참 마음이 힘든 날들입니다."성우 겸 방송인 서유리가 2016년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 투병 소식을 전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현재는 완치된 상태인 서유리는 당시 이른바 '눈 앞트임' 성형수술 의혹을 제기한 누리꾼들에게 해명하고자 이같은 글을 올렸다. 중국의 유명 액션 배우 이연걸도 그레이브스병을 진단받고 치료받은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조윤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최종한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종합하면 갑상선이 갑상선 호르몬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생산해 다양한 증상과 의학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라고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 바로 자가항체에 의해 갑상선이 전반적으로 비대해지는 '그레이브스병'이다.조 교수는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을 자극시키는 물질인 갑상선자극호르몬(thyroid stimulating hormone·TSH) 수용체 항체가 비정상적인 갑상선자극물질로 작용해 갑상선에서 지나치게 많은 양의 호르몬을 만들어 혈액 속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레이브스병은 피로감, 가슴 두근거림, 땀 분비 증가 등이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오래되거나 심한 경우 손 떨림, 체중감소, 탈모 등의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갑상선이 커져서 목이 부어 보이고, 안구 뒤의 지방 조직이 침착돼 안구가 돌출될 수 있다.
다만 이런 증상들이 없거나 경미해 본인뿐만 아니라 가까운 가족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어 가족 중 갑상선 질환이 있거나, 증상이 의심될 경우 즉시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전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전체 환자의 85%가 20~60세 사이에 발생하며, 남성보다는 여성에서의 발생이 4~8배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해 여러 가지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증상은 대개 수 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데 경우에 따라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는 만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그레이브스병의 치료는 초기 항갑상선제를 투여하는 약물치료를 주로 시행한다. 보통 12~24개월 정도 진행되는데, 치료 후 40~70% 정도 완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약제를 꾸준히 복용하지 않을 경우 치료 후에도 완치가 되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꾸준히 약제를 복용해야 한다.
항갑상선제 치료가 듣지 않거나 재발한 경우에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방사선 피폭량이 비교적 적기 때문에 임신부나 수유 중인 환자를 제외하면 거의 부작용이 없다. 다만 시술 후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생길 수 있다. 이때는 갑상선호르몬제를 투여한다.조 교수는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매우 큰 갑상선종을 가진 경우나 그레이브스병에서 항갑상선제 치료 후 재발이 반복되는 경우, 항갑상선제 약물에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며 "수술 후 5~10% 정도가 재발하고 20~30% 정도에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발생해 갑상선호르몬제를 투여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감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레이브스병 치료에서도 환자의 연령과 기저질환, 임신 여부, 동반증상, 갑상선 크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